경제·금융

인천공항 3년간 '큰 구멍'..환승객 92명 잠적

12명 검거ㆍ80명 행방불명돼 대책마련 시급

2003년 이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종적을 감춘환승객이 9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환승객 관리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받고 있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공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재작년 이후 지난 달까지 환승객 92명이 인천공항 청사 안에서 행방불명됐다 12명이 검거됐다. 연도별로는 2003년 59명(30건), 지난해 12명(6건), 올 1∼3월 21명(3건)이다. 이 가운데 올 1월15일 단체로 사라진 몽골인 19명 중 12명을 검거한 것이 개항이후 환승객 행방불명자를 찾아낸 첫번째 사례일 뿐, 매년 수십 명의 환승객이 공항에서 종적을 감추고 있으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행방불명된 환승객의 국적을 보면 몽골 출신이 56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20명), 인도(6명), 일본(3명), 멕시코(2명) 등의 순이었다. 환승객은 `2개 이상의 다른 비행구간을 연결해 이동하는 승객'으로 중간 기착지인 인천공항에 잠시 머물다 다른 나라로 떠난다. 하지만 제3국행 항공기를 타지 않고 인천공항에서 잠적했다면 대부분 한국으로밀입국한 것으로 공항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환승객은 291만5천여명으로 전년보다 19.9% 늘었고, 하루 평균입국자 6만4천930여명(지난해 기준) 중 8천여명이 환승객이다. 공항 이용객이 늘면서 출입국 심사를 피해 취약지점을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는사례가 늘고 있지만 환승객 관리는 매우 허술해 행방불명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승객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3∼4층 환승구역을 아무런 제약 없이 이동할 수있는데도 환승객 관리에 대한 뚜렷한 규정은 없는 상태다. 더욱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사법권이 없다는 점을 들어 적극적인 관리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고, 경찰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도 환승구역은 관할 업무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관심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공항 주변에서는 취약지점을 잘 아는 브로커가 개입해 행방불명된 환승객들에게밀입국을 알선하거나 일용직원을 매수해 밀입국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봉선 공사 보안처장은 "1월 몽골인 잠적 사건 이후 취약지점을 보강하고, CCTV 설치를 늘렸다"며 "항공사나 법무부, 경찰과 협조체계를 강화해 환승객 잠적을 최대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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