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경영자코칭과 부모코칭

경영자코칭의 목적은 기업의 성과향상을 위한 것이다. 이미 치열한 경쟁을 거쳐 그 자리에 오른 중년 이후의 경영자들에게 더 큰 성과향상을 목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음을 코칭현장에서 많이 느낀다. 비유를 하자면 고무줄이 늘어날 대로 늘어나서 더 이상 잡아당기려다가는 줄이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쇠진한 경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성과를 위한 더 강력한 의지나 각오라기 보다는 오히려 진정한 휴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접근을 해야 기업에서 원하는 성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 참된 리더십은 가정에서 출발 경영자들과 코칭 대화를 해보면, 자기 스스로 어떤 변화를 해야하는지 절실하게 인식을 못하고 있거나, 혹은 인식을 하고 있다 해도 그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에너지와 동기를 가지고 있지 못함을 발견하곤 한다. 그 에너지와 동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나는 현장체험에 의해서, 지름길이 힘들 때는 시간이 더 걸려도 자연스런 우회를 하는 것이 좋은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 가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경영자의 욕구를 건드리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의 하나라는 배움이다. “어떤 경영자가 되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보다는 “어떤 아버지(어머니)가 되고 싶습니까?” 라는 질문이 훨씬 더 강력한 내면의 에너지를 촉발할 때가 많다. “그러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그러한 좋은 아버지 모습과 비교하면 지금의 당신은 몇 점의 아버지입니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금 당장 하실 수 있는 세가지가 무엇일까요?” “언제부터 좋은 아버지가 되는 학습(변화)의 여행을 시작 하고 싶습니까?” 등의 질문들은 강력한 변화의 동기를 제공한다. 이는 경영자들에게 경영성과향상을 위해 묻는 질문들과 같은 것이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성공적 변화를 체험한 바로 그 경영자는, 기업에서도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경영자 코칭의 궁극적 목적이 기업의 성과향상이라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내가 우리 현장에서 체험한 바에 의하면, 경영자를 기업의 성과향상 역할자라는 좁은 시각보다는, 바로 그 사람이 가정에서는 아버지(어머니)라는 전인간적 성장발달을 돕는 코칭이 더욱 적절한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많다. 특히 급격한 환경변화에 직면해서 새로운 변화의 동기를 스스로 이끌어낼 에너지가 부족한 때에는 말이다. 최근 강남구청에서 부모코칭 강좌를 마련했다고 한다. 지난 해부터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일부 소수에게만 제공돼 오던 부모코칭 강좌가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여러 지역주민에게도 가까이 간다고 하니 정말 반가운 일이다. 나 자신도 경영자 생활 20년 정도 하면서, 일중독에 빠져 좋은 아버지역할을 못해온 사람이다. 몇 년 전부터 경영자코칭 및 라이프코칭을 폭넓게 배웠는데, 이제는 두 딸들과 조카들이 대화상대로서의 학점을 후하게 주고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성과향상 위해 새로운 변화 필요 가정에서 코칭리더십 등 좋은 리더십을 행하는 아버지(어머니)가 밖에서도 좋은 리더가 되는 것 아닐까?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행복하다. 그들이 있기에 수천 수백만 번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리더십훈련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 아닌가?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너에게 중요한 이유는 무엇이지?” “네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아빠(엄마)가 무슨 도움을 주면 좋겠니?” “네가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네가 하고 싶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가정에서 이러한 질문과 대화를 통해 코칭연습을 하는 건 어떨까. 코칭이란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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