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街가 열광한 '과학야구 경영'

머니볼- 마이클 루이스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2000년 미 프로야구 리그에 특히 사람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악의 팀으로 악명 높았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애칭 에이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 후 이들은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면서 미국 프로야구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90년대 중반까지 선수단 연봉총액이 뉴욕 양키스 최고연봉자 한명과 맞먹을 만큼 재정이 빈약했고, 팀 전력 역시 최악의 수준이었던 오클랜드 에이스가 강팀으로 탈바꿈한 배경에는 단장 빌리 빈의 과학적인 구단 운영 방식이 있었다. 책은 팀을 미운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바꾼 빌리 빈 단장의 성공 경영 노하우를 풀어냈다. 97년 팀 단장을 맡은 빌리 빈의 첫번째 전략은 130여년 동안 미국 프로야구에서 신봉돼 왔던 전통적인 선수평가방법을 거부한 것. 그는 고액 연봉의 걸출한 스타에 의해 승패가 좌우됐던 메이저 리그를 거부하고 선수의 경력과 실력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선수평가 기법을 과감하게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빈 단장은 타율보다는 출루율을, 타점보다는 장타율에 초점을 맞추는 등 팀 전체를 혁신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과학야구’가 성과를 거두자 단순한 행운이나 저급한 편법 정도로 치부했던 다른 구단들이 빌리 빈의 경영방식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경기 기록들이 귀중한 자료로 보관됐고, 경기 분석전문가가 각 구단마다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경영방식은 일개 스포츠팀의 성공 스토리에 머물지 않고 세계 경영의 중심 월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실력은 갖추었지만 저평가된 선수들을 찾아내고, 이들의 가치를 최고로 끌어올린 다음 최적의 타이밍에 트레이드 하는 빌리 빈의 경영전략에 그들은 열광했다. 그는 2003년 월가가 선정한 ‘월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독자는 거대 골리앗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다윗 기업의 핵심전략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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