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전자업종 중견기업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경력 2년차 직장인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전체적인 사내 분위기가 매우 보수적이어서 여사원에 대한 처우가 굉장히 열악합니다.
경력이 같아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대상에서 누락되기 일쑤입니다. 여사원들이 결혼ㆍ임신을 하면 퇴사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라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사원에게는 중요한 업무나 프로젝트 등을 거의 맡기지 않습니다.
중국어가 능통해 중국분야 파트를 맡고 있지만 경력이 3년차가 다 돼가는데 담당업무의 발전이 없어 불만입니다. 입사 당시에는 전공을 살려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원했고 기업문화ㆍ정보도 제대로 모른 채 원하는 직종이라 합격하자마자 다른 조건은 고려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생각보다 고충이 많아 힘듭니다. 이직을 신중하게 고려 중이지만 현 경력으로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을까’란 생각에 주저하고 있습니다.
여성을 정당한 한 명의 사원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곳에서 계속 일해야 하는 걸까요? 도움말씀 부탁 드립니다. /권수림(여ㆍ27세)
A. 상당수 기업이 성별이 아니라 능력을 우선하는 직장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우편물 수거, 커피 심부름, 전화 받기 등 예전에는 여사원들의 전담업무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나눠 하고 여성들도 회식자리를 주도하는 등 성별의 영역이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
러나 아직 권위적이고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가 잔존하는 기업들이 있어 직장 여성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비전이 없고 특히 여사원이 임신ㆍ출산 후 근무하기 어려운 사내 분위기 때문에 이직을 고려 중인 것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나이가 아직 젊고 결혼 계획이 당장 없다면 현재 회사에서 퇴사부터 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이직에 대한 방향이나 계획없이 퇴사하는 것은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같은 고충을 겪고 있을 여선배에게 자신의 고민을 나눠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선배도 보수적인 기업문화에 대해 동감하고 있다면, 그럼에도 계속 현 직장을 다니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연봉에 만족한다거나 복리후생이 좋다는 이유 등 자신은 알지 못했던 이유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선배의 의견을 듣고 자신이 기업문화가 아닌 그 밖의 직장생활에서 얼마나 만족하고 있으며 어느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에도 이직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3~6개월 정도 시간을 갖고 이직을 준비하면서 5년 혹은 10년 후까지의 커리어 맵을 세워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재직하면서 영어나 중국어 실력을 더 완벽하게 준비하거나 자기개발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현 직장에서 여사원에 대한 처우 불만이 많았다는 점에서 여성친화 기업을 중심으로 이직활동을 하는 것도 향후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동종 업계나 직종의 최근 경향은 어떠한 지 살펴보고 현 상황에서 이직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지 꼼꼼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기태 커리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