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1·아스트라) 골프의 기복이 심하다.
시즌 5승 목표, 소속사 주최 대회, 귀국 직전 대회 등 갖가지 부담을 안고 미(美) PGA투어 98 삼성월드챔피언십 골프대회에 출전한 박세리는 이런 부담탓인지 전반에 보기만 5개를 줄줄이 범하며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후반들면서 180도 변신, 보기 1개에 버디 6개를 묶어내 결국 이븐파 72타로 경기를 마쳤다. 전반 41타, 후반 31타.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디 레이크의 티에라델솔골프장(파 72)에서 개막된 이 대회에서 박세리는 스웨덴의 헬렌 알프레드슨과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공동선두인 도티 페퍼와 애니카 소렌스탐(3언더파 69타)에게 3타 뒤진 성적.
극과 극을 달린 이날 박세리의 플레이는 초반 부진보다는 후반 강한 집착과 뛰어난 집중력을 평가할만하다.
특히 후반에는 정확한 아이언 샷이 돋보였는데 10(406야드, 파4), 11(150야드, 파3), 13(372야드, 파4)번홀에서는 각각 홀 1㎙거리에 볼을 붙여 가볍게 버디로 연결시켰다.
14번홀(386야드, 파4)에서는 홀 오른쪽앞 3.5㎙쯤에서 굴린 버디퍼팅을 성공시켰고 16번홀(453야드, 파5)에서는 핀 30야드 앞에서 어프로치 샷한 볼이 홀 30㎝에 붙어 버디로 연결됐다. 갤러리들이 몰려있던 마지막홀(528야드, 파5)에서는 2.5㎙의 만만치 않은 버디퍼팅을 홀에 떨궈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후반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15번홀(172야드, 파3)에서 80㎝짜리 파퍼팅이 빠져 후반 유일한 보기를 범한 것.
전반 부진은 몸이 열렸기 때문이었다.
플레이를 지켜 본 박세리의 스승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분석에 따르면 박세리는 전반 내내 스탠스가 왼쪽을 향했고, 자연히 왼쪽 어깨가 열리면서 스윙이 아웃사이드-인이 됐으며, 임팩트때 클럽이 약간 열리면서 볼이 목표했던 곳보다 오른쪽에 떨어졌다.
박세리는 자신의 전반 플레이에 대해 『감이 오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전반에 2·4번홀에서 파퍼팅이 각각 컵끝에 맞고 돌아나와, 6~8번홀은 60㎝~2㎙거리의 내리막 퍼팅이 모조리 흘러버려 5개의 보기를 범했다.
한편 아마추어로 유일하게 초청된 박지은(미국명 그레이스 박)은 베테랑 줄리 잉스터와 같은 조에 편성돼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단독 8위를 기록했다.
박세리는 24일 새벽 0시50분 캐리 웹과 같은 조로 2라운드를 시작하며 헬렌 알프레드슨과 조편성이 된 박지은은 1라운드에 이어 또 다시 박세리 바로 앞조(0시40분 티오프)에서 경기한다.【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