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세인 재판 재개… 저항세력 파상공격

재판부 성토하며 비협조… "불공정한 재판"

파행을 거듭해온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과 측근 7명에 대한 재판이 13일 바그다드 특별법정에서 재개됐다. 지난 2일 휴정 후 11일 만에 열린 이날 재판에는 주심판사 교체 등을 요구하며 2차례에 걸쳐 출정을 거부했던 후세인과 다른 피고인들이 강제로 끌려나왔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재판과정에서 줄곧 양복을 착용한 후세인은 이날 처음으로 아랍전통 복장인 갈라비야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지치고 초췌한 모습의 후세인은 출정 직후 "독재자 타도, 부시(미국 대통령) 타도, 이슬람 공동체(움마) 만세"를 외치며 소란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후세인은 "강제로 법정에 나왔다"며 자신은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재판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만큼 궐석재판을 진행하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는 또 주심판사를 향해 "미국법을 집행한다"고 비난하며 "법에 무지한 인간"이라고 쏘아붙이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라우프 라시드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는 피고인을 강제 출정시키는 규정이 있다며 재판거부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기소범죄인 1982년 두자일 마을 주민 학살 사건과 관련해 피해 주민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무리짓고 사건 당시 후세인 정권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하산 알-오베이디 전 정보국장과 아흐메드 쿠다이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후세인 정권 인사 2명은 자신들의 뜻과 무관하게 강제로 법정에 끌려나왔다고 주장하면서 후세인에 대한 불리한 증언을 거부했다. 이들 2명은 현재 미군의 구금시설에 수용돼 있다. 재판부는 서면으로 증언한 두자일 사건 증인 23명의 진술내용을 낭독하고, 후세인 정권 인사 2명을 상대로 간단한 신문을 진행한 뒤 14일 심리를 계속키로 했다. 피고인들은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의 교체와 법정소란을 이유로 자격이 박탈된 기존 변호인단의 자격회복 요구 등이 수용될 때까지 재판진행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파행재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후세인의 집권 중 범죄를 다뤄온 특별재판부는, 리즈가르 모함메드 아민 주심판사가 지난달 정치적 압력을 이유로 사임하자 후임으로 압델 라흐만 판사를 임명했다. 쿠르드족인 압델 라흐만 판사는 1988년 후세인 정권이 자행한 독가스 공격으로 5천여명이 사망한 할라브자 출신이다. 그는 후세인이 사실상 권력을 쥐고 있던 1970년대 반정부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궐석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후세인과 다른 피고인들은 압델 라흐만 주심판사의 이같은 배경을 근거로 불공정한 심리를 진행할 우려가 있다며 교체를 요구하고 있지만 재판부는 재판강행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한편 후세인 재판이 재개된 이날 이라크 곳곳에서는 저항세력의 산발적 공격이이어져 수십 명이 사상했다. 시아파들이 많이 사는 뉴바그다드 지역에서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은행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을 노린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해 최소 8명이 죽고 30여명이 다쳤다. 또 바그다드 북쪽의 바쿠바에서 시아파 주도 정당인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소속원들이 공격을 받아 5명이 사망했고, 바그다드와 이스칸다리야에서 경찰관 3명이 도로폭탄 공격 등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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