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프용품, 오감에 호소 감성 마케팅

올 골프용품업계 결산…4월 추위ㆍ월드컵ㆍ아시안게임 등 악재 속 오감 자극으로 평년작



알록달록 컬러 볼, 향기 나는 볼, 짧아보이는 샤프트…. 올해 골프용품 업계는 오감 마케팅이 주도했다. 올해 추위가 4월말까지 계속된 데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 등의 악재로 고전한 업계는 시각, 청각, 후각 등 오감에 호소하는 마케팅으로 골퍼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골프장 공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전국의 골프장 이용객 수가 감소했다. 악화된 시장 환경으로 인해 수년째 혁신적인 이슈가 등장하지 않은 가운데 이 같은 감성 마케팅은 내년에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오감 마케팅의 대표주자는 볼빅이다. 형광색, 핑크색, 주황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4피스 프리미엄급 볼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컬러 볼 선풍을 이끌었다. 12개 들이 한 더즌에 흰색을 포함한 4가지 색깔을 함께 포장, 4명의 플레이어가 쉽게 볼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는 골퍼와 캐디에게 모두 호평받았다. 국산 브랜드라는 약점에도 지난해 대비 시장 점유율은 4배, 매출은 2배로 늘어났다. 볼빅의 선전에 자극받아 투어스테이지와 스릭슨 등도 성능이 똑같은 기존 모델의 컬러 버전을 내놓으면서 ‘컬러 볼=겨울 볼’이라는 인식이 완전히 사라졌다. 던롭은 향기 나는 볼 ‘젝시오 아로마’도 선보였다. 향기가 심리적인 안정감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착안해 오렌지와 장미향을 첨가했으며 색깔 역시 향기에 맞춰 오렌지색과 분홍색으로 만들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봤을 때 길이가 짧아보여 자신 있게 휘두를 수 있도록 한 샤프트, 헤드 윗부분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마크를 새겨넣은 드라이버, 헤드 전체를 흰색으로 만들어 집중력을 높인 퍼터 등도 나왔다. 헤드나 헤드에 새긴 로고와 문양에 다양하고 강렬한 색상을 넣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커다란 꽃 문양을 과감하게 사용한 미라이스포츠, 황금색을 도입한 카무이아시리 골드 테이오 드라이버와 링스골프의 퍼터 등도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오감 마케팅의 강세는 기술 및 소재ㆍ디자인 개발이 부진한 데 따른 ‘튀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동안 얇은 페이스, 크라운(뚜껑 부분)을 얇게 해 중량을 헤드 하단부로 내려 보내는 무게 배치, 헤드 일부에 카본 등을 조합하는 복합소재, 사각 헤드, 튜닝 헤드 등 임팩트 강한 이슈가 꾸준히 등장했던 용품업계는 최근 몇 년간 기술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용품업계의 또 다른 화두로는 환율을 꼽을만하다. 특히 엔화 강세로 인해 일본 브랜드 수입업체는 하루하루 환율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브랜드는 환율 상승분을 국내 판매가격에 과도하게 반영했다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역풍을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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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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