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실공사엔 용서 없어야(사설)

부실공사가 또 터졌다. 한두번이 아니어서 이제 조금도 놀랄 사건이 아닌 것처럼 들린다. 부실 공사는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지금 부실공화국에서 살고 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아무리 만성화됐다지만 가슴이 철렁한다. 다시 분노가 치솟는다. 개통된지 20일밖에 안된 안양 고가도로가 붕괴 위험에 놓였다. T자형 교각 윗 부분이 V자형으로 갈라진 것이다. 8차선 산업도로가 전면 통제되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시민이 발견, 대형사고는 막았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아찔하다. 제2의 성수대교가 될 뻔했다. 교각 균열의 원인은 공사를 규정대로 하지 않은데 있는 것이 분명하다. 철근을 규격대로 쓰지 않고 보강 용접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감리도 하나마나였고 감독도 눈감은 결과다. 적당 적당히 하고 눈가림을 했던 것이다. 고의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더욱 분노케 한다. 성수대교 삼풍백화점사고의 교훈을 벌써 잊어 버렸는가. 경부고속철도의 부실시공으로 온 나라가 심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또 부실공사가 들통났다. 시공사 감리사 감독관청의 참회나 반성의 빛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은 무지나 무능 때문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제도개선을 외치며 안전을 다짐한다. 결의대회도 연다. 공사장에 그럴 듯한 를래카드를 붙인다. 그러나 그때 뿐이다. 구호에 그쳤기 때문이다. 탁상행정에 실천이 없었던 탓이다. 책임지는 일도 없다. 재발방지책이 걷돌고 있는 것이다. 이러고도 선진국이니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니 하며 떠들고 건설한국을 자랑하다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국가경쟁력이 하위로 처지고 비아냥을 당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부실공사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이만큼 교훈을 얻었으면 충분하다. 그동안 지불한 대가가 너무 크다. 부실의 원인을 모르는 것도 아니다. 발본할 수 있는 완전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공업체 감리회사 감독관청을 엄하게 문책해야 한다. 제도가 잘못됐으면 보완하고 처벌이 약하면 강화해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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