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아니다"

인플레개념 급변… 생산/유통/소비 모두 급속 신경제화

미국의 1.4분기 성장이 예상 외로 저조한 반면 인플레는 가중된 것으로 나오자 지난 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오지만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기우라고 미국 경제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캐서린 카밀리는 28일 블룸버그에 게재된 `70년식 스태그플레이션? 그렇지 않다'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인플레의 개념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따라서 미 경제의 현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 차원에서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칼럼을 간추린 것이다. 카밀리는 뉴욕 소재 경제자문회사인 카밀리 이코노믹스의 책임자다. <지난 2주간 성장 둔화와 인플레 가중을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잇따라 나오자 금융시장 일각에서 지난 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엄격한 규제와 성장 둔화라는 두 측면으로 대표되는 옛 스태그플레이션의 재현이란 한마디로 잘못된 판단이다. 세계화 추세 속에 규제가 완화되고 경제의 온라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스케치북에 나오는 아둔한 주인공 립 밴 윙클이 70년대에 잠들었다가 이제 깨어나 본다면 급변한 세상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시장 일각에서는아직도 예전의 인플레 산정에 연연하다. 그러나 현실은 자유시장주의에 입각한 신자본주의와 규제완화, 자본시장의 급격한 세계화, 그리고 인터넷의 폭발적인 확산으로 변했다. 더 이상 수요가 끌어당기고공급이 밀어온 옛 방식의 인플레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그런가. 아웃소싱과 역외생산, 인소싱 및 세계적 공급관리체계 등 새로운 방식이 속속도입되면서 인플레 개념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생산자는 값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으며 공급자 역시 인터넷등을 활용해 신속하고 저렴하게 서비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도 인터넷을 통해 24시간 상품과 서비스를 사냥할 수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거시적 인플레'란 개념이다. 물론 이견도 있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가 구입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70%가 반경48km 안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아웃소싱이니 역외생산이니 하는 거창한 개념이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또 구입되는 제품의 상당 부분이 식품과 의류, 교육 및 레크리에이션 등이기 때문에 인플레 계산도 예전처럼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옛 방식의 인플레 개념이 물론 다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결정에 감안하는 인플레 관련 수치들 모두가 거시적 개념 임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지수,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와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 등이 모두 그 범주다. 유가라고 예외가 아니다. 과거에는 유가가 폭등하면 인플레도 덩달아 치솟아 전세계 경제를 휘청하게 했다. 한 예로 지난 90년 9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한때 치솟자 소비자물가지수가 6.4%나 급등했다. 지금은 어떤가. 고유가 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이 3%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뺀 핵심소비자물가의 경우 상승폭이 2.4%로 더 낮다. 왜냐하면 세계경제 체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70년대에는 소비자가 오일 쇼크의 최대 피해자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무역의 폭발적 확대와 규제완화, 그리고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소비자가 진짜왕인 시대가 됐다. 이제는 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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