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신격호와 롯데월드, 그리고 유일한

롯데그룹이 최근 잠실 지역에 건축허가를 따낸 국내 최고층 높이의 제2롯데월드가 첫 삽을 뜨기 전부터 심하게 삐거덕거리고 있다. 공군은 비행안전상 문제점을 이유로 강력 반대 의견을 내놨고 지역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들은 ‘가뜩이나 상습 정체지역에 도로주차장을 만들 일 있냐’며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학자들은 강남 일대의 부동산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난까지 퍼붓는다. 첩첩산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롯데는 결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허가를 받은 36층으로 건물을 지을 경우 놀이동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 건물보다 교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있어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값이 걱정된다면 모든 건축 계획을 포기해야 하느냐는 항변도 들린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2롯데월드 건설은 신격호 회장의 숙원 사업이기 때문에 밀어붙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이는 올해 84세의 신 회장이 한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를 지어 고국에 보답하고 싶다는 평소 의지와 일맥상통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사실 잠실부지에 주상복합을 지으면 오히려 막대한 개발이익을 남길 수 있고 주위의 비난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신 회장의 의지가 너무나 확고하기 때문에 그룹 내 누구도 입도 벙긋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돈보다는 고국을 사랑하는 신 회장의 마음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안을 굳이 ‘모국에 대한 충정’으로 강행하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있을까. 모든 이들이 공감하고 박수를 쳐주는 방식으로 ‘애국심을 표출’할 수는 없을까. 유한양행 창업자이자 진정한 기업가로 존경받는 유일한 박사가 새삼 떠오른다. 고인은 지난 71년 모든 소유주식과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며 빈손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 박사가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 전재산을 사회에 되돌려준 참된 기업가로 불리는 이유다. 맨손으로 시작해 수조원의 재산을 불리며 일본과 한국에서 성공한 신 회장이 후세에 길이 남는 진정한 기업가로 불리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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