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차이나 리포트] "규제로 막힌 자금줄 뚫어라" 부동산시장 사모펀드 열풍

당국 대출제한등 거품빼기 조치속<br>돈줄에 목말라 있는 개발업체들에 사모펀드 시장이 오아시스 역할<br>"예금·주식투자보다 안정적 고수익" 투자자들도 설명회에 벌떼처럼 몰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자금난에 직면한 개발업체들이 새로운 자금조달 루트로 사모펀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던 투자자들도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 사모펀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상하이(오른쪽) 선전에서 최근 열린 사모펀드 투자설명회 모습.


중국 부동산 시장에 때아닌 사모펀드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한 개발 업체와 고수익 투자 대상을 찾는 큰 손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사모펀드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당국이 부동산시장 거품을 막기 위해 은행대출, 증시상장 및 부동산 신탁 제한 등 기존 개발업체의 자금조달 루트를 꽉 조이면서 상당수 부동산 개발회사들은 새로운 사업을 위한 자금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런 터에 사모펀드 시장은 자금에 목말라 하는 부동산 회사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여윳돈을 저금리의 은행예금이나 채권, 불안한 주식시장보다는 부동산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들 사모펀드 시장에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사모펀드는 아직 관련 규정이 미비하고 시장이 태동 단계에 있어 생소한 편. 그럼에도 고수익을 찾는 발 빠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사모펀드 설명회에 발디딜 틈 없는 청중들이 몰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해 최근 베이징 최고 상업 중심가인 인타이(銀泰) 쇼핑몰에서 중국 내 첫 부동산 사모펀드 포럼이 개최되기도 했다. 사모펀드는 부동산 개발뿐 아니라 기존 건물 인수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다. 얼마 전 베이징의 부동산 사모펀드인 가오허(高和)를 설립한 쑤씬씨는 "사모펀드 모집에 이렇게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모펀드를 통해 베이징 북3환에 소재해있는 쇼핑센터를 15억 위안 안팎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규제로 자금 줄이 막히면서 개발을 위해 매입했던 토지를 정부에 반환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부동산 개발업체인 바오화그룹과 라이멍바오산 2개 회사가 상하이의 토지 구역인 자딩구 전난구역과 바이안 구역을 상하이 정부에 반환했다. 상하이 자딩구 관계자는 "토지 반환은 개발업체의 자금난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시작한 부동산 규제책을 통해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대출 제한, 증시상장 제한, 프로젝트에 대한 사전 허가 규제 강화 등을 통해 기존의 자금조달 루트를 제한해왔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있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해 대기하는 자금이 많다"며 "사모펀드 시장이 이들 자금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쑤씬씨는 "현재 부동산 사모펀드 시장은 500억 위안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은행대출, 부동산 신탁에 비하면 아직 실개천 같은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미약하지만 정부 규제로 자금 줄이 막힌 개발업체의 새로운 자금 조달 루트로 이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들 사모펀드를 통해 최소 연 10%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정부의 부동산 경기억제책으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재정위기에 몰리고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도 수익 다변화를 위해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부동산 중개 체인업소는 아예 사업을 양도하거나 접고 사모펀드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나서면서 주택 매매량이 급감하고 있고 이에 따라 부동산 중개업소의 수수료 수입은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다. 메이롄 부동산중개 체인의 상하이 지사 관계자는 "체인이 100개가 넘는 대형 중개회사는 대다수가 심각한 적자에 직면하고 있고 한달 손실이 500만 위안 이상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체인 회사인 21세기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거듭되는 부동산 경기억제책으로 상하이 주택 거래량이 계속 하락하면서 재정기반이 취약한 중개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사업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주택 매입 금지, 부동산개발업체에 대한 신규 프로젝트 대출 제한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하락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택 보유자는 정부의 투기 규제책이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기존 매매 가격을 고수하고 있고 반대로 잠재 매입자들은 정부의 추가 규제책이 나오면서 주택가격이 결국 떨어질 것으로 보고 매수 시기를 늦추고 있다. 이러다 보니 주택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거래량만 급감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0개 주요 도시의 지난 11월 주택 가격은 전월보다 오르는 것은 물론 전년 동기대비로도 7.6% 올랐다. 지난 4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펴면서 6월과 7월에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이던 주택 가격은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베이징의 지난 11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9.1%나 올라 제 3차 규제책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시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제 3차 규제책의 핵심은 부동산 보유세의 도입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보유세를 부과함으로써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금 부담을 확대하면 이들 보유자들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결국 가격을 내려서라도 매물로 집을 내놓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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