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19일 취임 50일 맞은 김황식 총리 "대타로 등장해 홈런" 호평 줄이어

대법관·감사원장 등 경험 바탕<br>폭넓은 식견으로 안정감 보여줘

국무총리 후보자 시절부터 김황식 총리에게는 '대타(代打)'라는 꼬리표가 달렸었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된 뒤 내정된 탓이다. 하지만 그 꼬리표가 사라지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마치고 나서는 국회 안팎에서 "대타로 등장해 홈런을 친 격"이라는 호평도 줄을 이었다. 예컨대 국회 답변에서 4대강 사업 등 핵심 국정과제는 적극 옹호하면서도 쟁점 현안에는 객관적이면서 소신 있는 답변을 한 게 대표적. 김 총리는 논란이 됐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문제와 관련해 "원전수주와 파병을 직접 연계시켜 업무가 진행됐다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에 청와대에서 지급한 차명폰(대포폰)이 사용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극히 잘못된 일"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소신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사전에 답변을 준비하지 않았던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여당의원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대한 견해를 묻자 김 총리는 "이를 남용해 개인의 명예훼손이나 피해를 가져오는 제도가 아니다"라면서 독일 헌법과 우리의 대법원 판례를 들어가며 부적절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비록 19일 취임 50일을 맞지만 김 총리는 그전에 이미 주전의 자리를 꿰 찬 것이다. 대법관 등 34년간에 걸친 법조계 생활, 2년간의 감사원장 경험을 토대로 국정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소신을 기반으로 총리로서의 안정감을 보여준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김 총리의 부각은 총리실의 적절한 인력배치와 연관돼 있다는 평가도 있다. 20년 경제관료를 지낸 임채민 총리실장이 대표적. 지식경제부 1차관 출신의 임 실장은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산업정책 전반에 대한 내공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맥'을 잘 짚는 김 총리와 호흡이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의 날카로움과 실장의 내공이 엮여 나타나고 있는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내부에서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김 총리는 취임 후 국회 참석이 없을 때는 하루에 보통 3개 안팎의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공정한 사회 ▦법과 원칙, 소통과 화합의 사회 ▦나눔과 배려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것. 배려나 원칙 등을 강조하는 김 총리의 발언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바쁜 일정 탓에 총리는 분 단위로 쪼개서 움직인다. 그런데 18일 전남 광양을 방문하는 일정에는 ▦성남공항 조찬 및 휴식 65분 ▦여수공항 휴식 25분 등 이색적인 일정이 잡혔다. 공항에서만 1시간 반이나 머문 것인데 이유는 수학능력시험 때문. 총리가 이동할 때에는 의전상 동선을 따라 인근 교통신호를 통제한다. 자칫 교통 흐름에 영향을 줘 이날 시험을 치를 수험생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갈 수 있어 김 총리는 성남공항과 여수공항에서 각각 65분과 25분간 머물면서 교통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려했고 조찬을 성남공항에서 간단히 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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