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원자재 구매 전문 협상단’을 만든다. 이는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돼 주목된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웨이젠궈(魏建國) 중국 상무부 차관은 전날 “원유와 알루미나(산화 알루미늄), 구리 등의 원자재 구매 가격을 전문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협상 그룹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 차관은 이어 “중국은 가장 많은 상품을 구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부족하다”며 “상품가격이 고공비행하고 있는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 같은 계획은 국제 상품시장에서 최대 구매력을 가진 국가로서의 입지를 앞세워 원자재 가격 형성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중국은 철광석 제조업체들이 연 70% 이상 가격을 인상하자 올해 초에도 철광석 구매 전문 협상단을 만들어 가격인상폭을 최소화한 바 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철강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구매 협상단을 만들어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차지한다면 철광석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기대된다”며 “가격하락은 슬래브를 비롯한 열연코일 등 철강 중간재 가격 안정에도 기여하게 돼 국내 철강사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석유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 협상단의 협의대상이 원유뿐 아니라 석유제품으로까지 확대되면 중국에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내 정유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협상단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제통상 전문가들도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중국이 협상팀을 만들면 국제 상품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정부 주도의 가격협상이 국제거래법을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