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약하기 어려운 한국의 사정과 달리 글로벌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당장 뉴욕증시 다우존스지수가 5년 만의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일본과 중국의 주식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말까지 각각 18.5%, 22.1% 오른 반면 같은 기간 한국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1.13%에 불과하다. 전세계적으로 자금흐름이 채권 같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전하고 있는지 혹은 각국의 적극적인 부양에 힘입어 새로운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지만 한국은 상승 대열에서 소외됐다는 점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또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증시 상승재료로 작용했을 호재도 적지 않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계 주식매수자금이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3개월 사이에 1조8,000억원이 들어오고 환차익과 주가 및 부동산가격 상승을 노린 해외교포의 재산 유입이 사상 최대에 이른다고 한다. 시장 분위기가 약세에서 강세로 반전될 분위기는 곳곳에서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대한민국 경제 스스로에 있다. 올 들어 미국계와 영국계 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가장 큰 원인이 원화 강세에 따른 한국 제조업의 약세 전망이라는 분석은 난국을 헤쳐나갈 답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제조업체는 가격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정부는 적정 환율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면 우리 경제를 보는 시각과 전망도 변할 수 있다. 재정을 해칠 수 있는 경제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제조업을 강화하는 것만이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