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e북 세상에선 누구나 저자가 된다"

■ 전자책 시대 출판 패러다임 어떻게 바뀌나<br>인쇄·제본소 사라지고<br>출판사는 '전자기업' 변신<br>서점은 '파일보유' 창고로


온라인 서점 아마존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더 많이 팔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통해 판매된 전자책이 500만권을 넘는다고 밝혔다. 세계 전자책시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국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300억원 규모였던 전자출판 산업을 2014년까지 7,000억원대로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6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백석기)가 이런 와중에 1일 제주도에서 '전자출판시대, 출판인의 과제'라는 주제로 출판경영자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기조발제를 맡은 박영률 박영률출판사 대표가 내다본 전자출판 시대 출판계의 변화를 소개한다. ◇출판사는 전자책 기업으로 변신=저자와 독자 사이에 존재해온 출판시장 중간집단의 퇴출이 예상된다. 인쇄소와 제본소 등이 사라지고 출판시장의 핵심인 출판사의 역할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판사의 주된 업무 가운데 하나인 판매촉진 활동은 마이크로미디어에 내주면서 축소된다. 결국 전자출판 시대에 출판사들은 '전자출판 기업'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 파일과 전자책 단말기, 그리고 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서점은 파일보유 창고(倉庫)=새로운 형태의 서점이 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책을 3분 만에 찍어내는 POD(Print On Demand) 기계가 소개됐다. 약 9,000만원선에서 거래되는 이 기계는 지금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서점은 전자책 파일만 보유하고 독자가 원하는 책의 파일을 고르면 즉석에서 찍어준다. 특히 일반서점에서 찾기 어려운 책이나 서점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책 등 특정 콘텐츠를 공략할 경우 작은 서점의 생존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기계의 가격대가 4,000만~5,000만원선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누구나 저자가 되는 시대=전자출판 시대에는 누구나 책을 출간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아마존디티피(Amazon DTP)는 저자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독자가 이를 선택해 바로 구입하는 유통망이다. 이 때문에 유명작가는 개인적으로 마케팅 대리인을 고용해 직접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저자와 출판사ㆍ유통사가 따로 움직였던 현재의 출판 생태계가 급변하는 셈이다. 출판 서비스 기업인 인큐브테크의 이원경 대표는 "책에 대한 패러다임이 소장 개념에서 소비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며 "전자출판 시대에 맞는 콘텐츠 개발과 유통에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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