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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황기 투자, 역세권에서 길을 찾다." 정부의 금융규제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 거래 단절 등으로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의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에 나서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발을 빼려는 투자자들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 하락기에도 유망한 투자처는 항상 있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에서 강남과 용산 등 기존의 유망 투자처보다는 정부가 새로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에서 힌트를 얻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여러 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밀복합형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다. 이는 기존의 일반 재개발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뉴타운으로,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개발이 핵심 내용이다. 국토부가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지난 달 30일부터 시행한 제도다.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고밀복합형(역세권) 뉴타운은 기존의 뉴타운과 비슷하지만 지정 대상이 지하철 역세권 인근으로 한정한 것"이라며 "지자체가 고밀복합형 뉴타운을 본격 지정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도·대중교통 2·3개 교차지역 대상
제도 시행 초기로 아직 거래는 뜸해
투자금액 1억 안팎 물건으로 접근을 고밀복합형 뉴타운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지하철역 등 기존의 교통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서민을 위한 소형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인 용적률 등은 법제화되지 않았지만 지자체장이 구역을 지정하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기존 일반 뉴타운에 비해 훨씬 높은 용적률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고밀복합형 뉴타운 지정으로 지자체장이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늘어나는 용적률의 절반은 1~2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전용 60㎡이하의 소형 주택으로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용적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같은 면적의 땅을 더 집약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당연히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은 틈새 시장에 지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세권 뉴타운이 뭐지= 정부가 새로 내놓은 고밀복합형 뉴타운은 기존의 뉴타운과 동일하지만 지하철 역세권에만 지정할 수 있는 뉴타운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지정범위는 국철과 지하철, 경전철 등의 역 승강장이나 중심점, 간선도로의 교차점 반경 500m이내로 국한된다. 대상지는 철도와 지하철이 2개 이상 교차하는 역세권이나 철도ㆍ지하철ㆍ버스전용차로가 3개 이상 교차하는 지점 등이 해당된다. 국토부는 서울 지역에서 전체 59개 역세권중 이미 재개발이 진행중인 38개 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이 역세권 뉴타운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표적인 후보지로는 군자역ㆍ성수역ㆍ대림역 등이 꼽힌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고밀 복합형 뉴타운이 시행되면서 새로운 패턴의 뉴타운 지정과 개발이 가능해졌다"며 "지자체장이 지구를 지정하고 용적률 인센티브까지 부여할 수 있어 새로운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금액 최소화해야=아직 제도 시행 초기로 구체적인 대상지 지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눈에 띨 정도의 투자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역세권 개발이 유력한 일부 지역에서는 투자자들이 물건을 탐색하고 투자 여부를 저울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합정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역세권 뉴타운 지정 소식을 접하고 연예인들도 전세를 낀 투자 물건을 알아보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고 있다"며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지만 시세보다 낮은 값에 나온 물건은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합정역 인근의 대지지분 33㎡ 안팎 주택의 경우 3.3㎡당 3,500만~3,8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이보다 3.3㎡당 100만~200만원 정도 싼 물건은 여전히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 지하철역 주변 노후 빌라 등은 거래가 많지 않아 정확한 시세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재개발 구역으로 묶여있지 않아 대지지분 기준으로 거래를 하기보다는 전용면적 기준으로 매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역 주변에는 전용 60㎡ 주택의 전세가 1억6,000만원인데 반해 매매 가격은 2억원선이다. 전세를 안고 매입하게 되면 4,000만원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신당역 주변 빌라ㆍ다세대는 실투자금액이 1억3,000만~1억5,000만원선으로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전용 60㎡ 빌라의 경우 전세가격이 1억6,000만원인데 반해 매물 가격은 3억원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군자역 주변 역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1억3,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66㎡ 빌라의 경우 전세금액은 1억8,000만원, 매매가격은 3억1,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투자가치 4차 뉴타운 후보지 능가할까=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에서 고밀복합형(역세권) 뉴타운이 지정된다면 기존 뉴타운 후보지로 꼽힌 지역을 능가하는 투자처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3차 뉴타운 지정 이후 시장의 부동자금은 오히려 4차뉴타운 후보지를 찾아 몰린 점을 감안하면 역세권 뉴타운 역시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화곡동 등 4차 뉴타운 후보지로 예상된 지역의 지분 값이 급등하고 지분 쪼개기가 활발했던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가 구체적으로 역세권 뉴타운 후보지를 지정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투자에 앞서 실투자금액으로 1억원 안팎의 물건으로 한정해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전세를 안고 매입할 수 있는 다가구 주택이나 빌라 등으로 타깃을 정한 뒤 실투자금액이 크지 않은 물건일수록 환금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이 유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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