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오일달러 M&A 자금화, 국내기업 위협 가능성"

1,100억弗대 산유국 자금 한국등 亞시장 집중 겨냥<br>"의무공개매수·독약조항등 경영권 방어제 도입 필요"


최근 고유가로 급격히 불어난 오일달러가 투기자금화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 및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유가급등으로 불어난 산유국들의 경상수지 흑자자금이 국제금융시장으로 흘러들어와 한국 등 아시아시장의 적대적 M&A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투기성 자금이 모두 1조8,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 비중은 25~30%인 800억~1,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경련은 특히 투기자금화된 ‘오일달러’가 투자대상으로 M&A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와 신흥시장을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2년 새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의 M&A시장은 85%나 팽창했으며 국가별로는 ▦대만 309% ▦인도 316% ▦한국 115%씩 늘어났다. 산유국의 오일달러는 국내에서 주로 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가치가 저평가된 업체들을 겨냥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국내 상장기업 중 외국인 지분율이 최대주주보다 높아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된 기업은 58개나 되는 반면 대주주 지분율이 3분의1을 넘고 주가순자산비율이 1을 웃돌아 적대적 M&A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9.4%에 불과하다. 전경련은 국내기업이 심각한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국내 M&A제도는 공격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주식대량보유신고 ▦의무공개매수 ▦외국자본에 대한 정부 사전규제 ▦의결권 추가부여 ▦독약조항(포이즌 필) ▦황금주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북미나 유럽ㆍ일본 등은 경영권 방어제도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지만 전세계 M&A시장의 98%를 차지하고 있다”며 “경영권 방어제도가 M&A를 위축시킨다는 일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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