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6월15일] 군용 화랑담배 보급

담뱃값이 7월께 또 오를 모양이다. 비록 몇 백원 안되지만 팍팍한 삶의 무게에 지친 서민들에게는 그것도 부담이다. 이참에 담배 끊겠다는 사람들 또 많아지겠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걸 알면서도 담배를 핀다. 답답한 게 많아서 일까. 술 권하는 사회, 담배 피게 만드는 사회. 최근 상당 기간 담배를 끊었다가 다시 피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담배 핀다고 뭐 달라질 게 있을까마는 그래도 담배 한 모금 깊게 빨아 허공에다 연기와 함께 시름과 걱정을 실어 보내면 속이 뚫리는 것 같아 다시 담배를 찾는단다. 요즘이야 중학생만 돼도 담배를 피우지만 6ㆍ70년대 대부분의 한국 남자들은 대학 입학 후 혹은 군에 입대해 담배를 배웠다. 복지부에 따르면 처음 담배를 피는 나이는 군 생활 시작 연령대인 19~24세가 전체의 56%로 가장 높다. 또 현재 사병의 55%가 흡연자로 집계됐다. 국방부는 1949년 6월15일 사병들에게 처음으로 화랑담배 보급을 시작했다. 이 화랑담배는 81년 말까지 32년간 군에 보급된 국내 최장수 담배로 신라의 화랑도 정신을 살리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화랑담배 속에 사라진 전우여’라는 노래처럼 화랑담배는 사병들과 오랫동안 애환을 함께 했다. 고된 훈련 뒤 ‘초전박살 10분간 휴식’ 구호와 함께 ‘담배 1발 장전’해 내뿜는 담배 연기 속에는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행여 고무신 거꾸로 신지 않았을까 조바심 내던 순이의 모습도 함께 피어 올랐다. 고참에게 상납도 하고 건빵과 바꿔먹기도 하던 화랑담배, 한국남자 대부분은 이 화랑담배에 얽힌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화랑담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2001년부터 연초비 명목으로 이틀에 250원씩 사병들에게 지급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