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거래세 인하 조치는 점점 위축되고 있는 아파트 등 주택 거래를 활성화함으로써 부동산시장의 경기하강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올 들어 과세표준 현실화 등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세수가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서민들의 세부담을 완화시켜준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세율 인하가 법인과의 거래, 즉 건설업체의 신규 분양주택에 집중됨으로써 0.5%포인트 인하에 그친 개인간 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행정자치부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1%포인트 인하된 데 뒤이은 이번 거래세 인하 조치로 주택 거래에 있어 취득ㆍ등록세 부담이 더 경감돼 국민들의 주거안정은 물론 주택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판교 33평형 신규 분양 아파트 거래세 880만원=3일 발표한 거래세 인하 방침에 따라 건설업체로부터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납부하는 취득·등록세율이 절반으로 줄게 된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분양가액이 4억원인 판교 필하우스 33평형(농특세 비과세)의 경우 현재는 취득세 2.0%와 등록세 2.0%, 지방교육세 0.4%를 합한 4.4%의 세율이 적용돼 총 세액이 1,760만원이다. 그러나 새로 마련한 인하 방침에 따르면 세율이 절반(2.2%)으로 인하돼 총 거래세가 880만원으로 줄어든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 상떼르시엘 44평형을 새로 분양받을 때는 현행 4.6%(취득세 2.0%, 등록세 2.0%, 농특세 0.2%, 지방교육세 0.4%)의 세율이 농특세(취득세액의 10%+취득ㆍ등록세 감면세액의 20%)의 적용으로 절반이 조금 넘는 2.7% 수준으로 조정된다. 이 경우 거래세 총액은 기존 3,220만원에서 1,890만원으로 약 41.3% 줄어들게 된다. 전용면적 25.7평(85㎡) 이상 적용되는 농특세는 이 경우 오히려 0.2%에서 0.5%로 세율이 오른다. ◇개인간 거래, 도원동 42평형 315만원 경감=개인간 거래시 적용되는 거래세율의 인하 효과는 더욱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율 인하폭이 0.5%포인트로 법인간 거래시보다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취득가액이 4억원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SK허브젠 28평형(농특세 비과세)을 개인끼리 거래했을 때 세부담은 현행 2.7%(취득세 1.5%, 등록세 1.0%, 지방교육세 0.2%)에서 2.2%로 낮아진다. 총 세액은 1,080만원에서 88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세액 절감효과는 18.6%다. 취득가액이 7억원인 서울 용산구 도원동 삼성래미안 42평형은 농특세의 적용으로 현행 3.15%의 세율이 2.7%로 조정된다. 현행대로 계산하면 취득세 1.5%와 등록세 1.0%, 부가세인 농특세 0.45%와 지방교육세 0.2%를 합한 3.15%의 세율이 적용돼 거래세액은 2,205만원이 된다. 앞으로 거래세가 0.5%포인트 인하되면 취득세만 1.0%로 낮아지고 농특세는 0.5%로 올라 총 세액이 1,890만원이 돼 결과적으로 315만원 정도만 줄어든다. ◇이달 21일께 임시국회 통과되면 적용 예상=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와 관련, “그동안 정부는 지난 2004년까지 5%였던 거래세율을 지난해 4%로 인하했고, 특히 개인간 거래의 경우 5%에서 3.5%, 올해부터는 3.5%에서 2.5%로 추가 인하한 바 있다”며 “따라서 이번에 마련한 인하폭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마련한 이번 거래세 인하 방안은 오는 21일 8월 임시국회에서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하는 대로 공포와 동시에 곧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그 이전까지는 기존 거래세율이 그대로 적용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거래세 인하 조치가 나오면 기존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8월 주택 거래가 가장 적고 그 기간도 짧은 만큼 주택시장에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정부는 8월 임시국회에서 6월 말 발표한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 완화 방안’도 함께 통과를 추진할 예정이다. 재산세 인하 조치는 이미 7월 발부된 재산세 고지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당정은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해 재산세 인상폭을 전년도의 5%, 6억원 이하의 주택은 전년도의 10%를 넘지 않도록 상한선을 설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