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유사 슬롯머신 'VLTs' 인기

세수확대 위해 9개 주정부 허용…비난 목소리도 거세


미국에서 유사 슬롯머신인 ‘비디오 로터리 터미널(VLTs)’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주정부들이 세수확대를 위해 세금인상이라는 ‘가시밭길’을 피해 도박 활성화라는 ‘고속도로’를 택하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VLTs를 허용하고 있는 주정부는 9곳이지만, 허용을 검토하고 있는 주들이 많아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주 정부가 도박장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사 슬롯머신 활개 로드 아일랜드주는 카지노산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로드 아일랜드 주정부는 VLTs를 도입하면서 세수 걱정을 털어냈다. VLTs는 슬롯머신과 마찬가지로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당첨되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당첨표가 나온다. 보통 1~5달러를 넣고 사용하며 당첨금은 10만달러 안팎이다. 사실상 카지노와 다를 바 없다. 로드 아일랜드주는 지난 92년 이 사업을 처음 인가해 지금은 주 전체 세금 수입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펜실베니아주는 현재 14개 도시에서 VLTs가 가동중이고, 오클라호마주는 뒤늦게 지난해부터 이를 허용했다. 이미 카지노산업으로 떼돈을 벌고 있는 뉴욕주도 지난해 VLTs를 이용한 ‘래즈노(Rasino)를 허용, 복권 사업분야에서만 20억600만달러의 세 수입을 올렸다. 아이오와ㆍ델러웨이 등 총 9개주가 이 사업을 허용하고 있으며 매사추세츠ㆍ매릴랜드주는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전역의 VLTs 수는 현재 8만6,000대에서 2007년에 13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확대 vs 사행심 조장 주정부들이 잇따라 VLTs를 허용하는 것은 ‘세수’ 때문이다. 국가정부위원회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 세금을 올린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의미에서 도박산업 확대는 (세수 확대를 위해)매우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정부가 도박과 다름없는 신종 슬롯머신 사업을 허용해 주민들을 도박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는 비난이다. 실제 아이오와주 칼라일에 살고 있는 줄리 무토(48)씨는 슬롯머신에 중독돼 집과 차를 모두 잃기도 했다. 유사 슬롯머신이 늘어나면서 도박으로 인한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도 지난해 23.8%나 증가한 22만7,000건에 달했다. 전미도박문제협의회의 케이트 와이트 이사는 “도박을 막아야 할 주 정부가 오히려 도박을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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