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가 쌍용을 사들인 지 3개월만에 유상감자를 통해 전체 인수가격의 34%를 회수해 ‘먹튀(먹고튀기)’ 논란이 일고 있다. 쌍용은 4일 자사주를 제외한 주식 1,115만8,131주에 대해 52.21%의 비율로 유상감자를 실시, 자본금을 448억원에서 226억원으로 줄일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유상소각 대금은 주당 5,000원으로 오는 11월14일 지급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고정자산 처분에 따른 이익 등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자본금 규모를 적정하게 하기 위해 감자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4월 678억원을 들여 채권단 보유지분 75%를 매입해 쌍용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인천 부동산을 매각해 이번 유상감자를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투자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한편 앞으로 쌍용 재매각을 위해 몸집을 가볍게 만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유상감자로 투자자금의 30여%인 203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유상감자는 ‘기업 인수→부동산 등 자산 매각→유상감자 및 고배당→ 재매각’을 통한 외국계의 단물 빼먹기 수법을 답습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 JP모건 컨소시엄은 지난 2003년 지분 76%를 보유한 만도의 유상감자를 실시, 760억원 회수했고 소로스 퀀텀펀드는 지난 99년 서울증권을 인수한 후 2002년 액면가의 60%에 해당하는 고율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또 유상소각 대금도 현 주가보다 크게 낮아 앞으로 소액주주들이 피해가 우려된다. 쌍용 주가는 이날 유상감자 소식에 전날보다 1.9% 떨어진 8,250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