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1인당 국민소득이 올해 다시 2만달러 시대에 들어설 듯하다. 내년에는 2만3,000달러 안팎에 달해 사상 최대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오히려 더 커져 정작 서민들은 살림살이가 부쩍 나아졌다고 느끼기가 쉽지 않고 상대적인 부의 박탈감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이 예상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1%를 토대로 국민총소득(GNI)을 추계하고 이를 올해 추계 인구 4,887만명으로 나눈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510달러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해 원ㆍ달러 기준 환율을 달러당 1,160원가량으로 예상해 분석한 것인데 이달 하순에 환율이 폭등하는 상황만 없으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1인당 소득은 참여정부 말기인 지난 2007년 2만1,695달러까지 올라갔다가 현 정부 들어 고환율 정책을 펼친 후 1만9,296달러로 다시 내려간 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에는 1만7,175달러까지 뚝 떨어졌다. 정부와 민간에서는 내년에도 4~5%가량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환율도 하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어 내년 1인당 소득은 이변이 없는 한 2007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해 내년도 실질 GDP 증가율 전망치를 4.5%로 발표했고 국내 연구기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내년 중 평균 1,060~1,1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인구 등을 감안하면 내년 1인당 소득은 2만2,998달러에서 최대 2만3,866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 1인당 소득이 이렇게 많아지지만 국민 개개인의 삶이 모두 좋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지니계수'가 2008년 0.296에서 지난해 0.293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이는 정부가 예산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낸 효과가 반영된데다 집값도 떨어지면서 부자들의 절대적 자산 가치가 일시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이 없어지고 집값도 다시 예전의 고점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어 빈부격차는 다시 악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 간의 부의 격차 확대와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정책적 발굴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