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증시, 단기악재 분석속 北 개입 여부따라 충격도 달라질듯

[천안함 침몰] ■ 금융시장 영향은<br>돌발변수로 투자위축 불가피 北 도발 확인 안돼 확대해석 경계<br>실제 영향력도 예전에 비해 줄어 외국인 매매흐름이 최대 관건

2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천안함 침몰 관련 긴급 현안점검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회의 시작 전 장수만(앞줄 오른쪽 두번째) 국방부 차관이 참석자들에게 관련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서해에서 우리 해군 초계함이 침몰한 사건으로 증시에 다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호전되고 있는 투자심리에 일시적으로나마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의 한반도 리스크와 달리 북한과의 직접적인 연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로 1,7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향후 외국인의 매매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 부각=28일 증권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휴일에도 출근, 초계함 침몰 사건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분석하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부분의 증시 전문가들은 우선 사고 원인을 떠나 사건이 서해 북방한계선 근접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에 주목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까지 투자심리가 상당히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서해 리스크'라는 돌발변수에 따라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주 말 미국 증시가 초계함 침몰 사건의 영향으로 한때 다소의 충격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여파가 국내 증시에 미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뉴욕증시는 지난주 말 그리스 지원안이 마무리되고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일 대비 0.6%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우리 해군 초계함이 침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줄이고 하락세로 반전했으며 이후 등락 끝에 강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가 이번 사고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사고 원인이 불분명하지만 지정학적 위험요인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 개입 증거 없는 한 증시 영향은 '중립'"=아직까지 북한의 개입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다고 보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더구나 최근 들어 불거진 북한 리스크가 실제로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경우가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고 설혹 악영향을 주더라도 하루 또는 이틀짜리의 단기악재에 불과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단순사고인지 그렇지 않으면 북측의 도발인지에 따라 증시의 충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북한의 개입 여부가 파악되지 않는 만큼 증시에 나쁜 영향을 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만일 이번 사건에 북한이 개입됐다는 증거가 드러난다면 증시가 큰 충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북한 리스크에 따른 증시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지난 1월27일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날 코스피지수는 0.75%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10일 서해상에서 남북 간의 교전이 발생한 날은 되레 0.35%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서는 발표 당일 증시가 2% 넘게 하락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매매흐름이 관건=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매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강력하게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가 1,698포인트까지 상승, 1,7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증시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배성영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때는 당연히 어느 정도의 북한 리스크를 감안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미국 증시가 폭락하지도,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아야 할 만큼 많이 오른 상태도 아니라는 점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팀장은 "외국인들은 최근 확대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에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는 한 기존의 매수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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