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제유가 어디까지 오르나

단기적 80달러대 중론..3년 오름세 감안 '100달러대' 불가피 관측도<br>두바이油도 70달러 돌파.."두바이유 80달러면 우리기업 60% 조업중단"

국제 유가가 14일 오전(한국시각) 서부텍사스경질유 8월 인도분 기준으로 배럴당 한때 기록적인 78달러 초반대까지 치솟은 가운데 어느 수준까지 더 오를지를 둘러싼 관측이 분분하다. 다우존스는 뉴욕시장 관계자들을 인용해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유가가 배럴당8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이 먹혀들지 않았으나 상황이 급변했다면서 이제는 90달러대, 더 나가서 100달러 시대를 점치는 관측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는 연말까지 배럴당 175달러가 될거라고 베팅하는 사람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다우존스는 현재로선 80달러대를 예상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유가 베팅으로 유명한 텍사스의 저명한 석유 전문가 T 분 피켄스를 인용해 내년초 이후에 이런 가격대로 상승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바클레이즈 캐피털 관계자도 다우존스에 "80달러대가 임박했다"면서 요사이 중동 사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올해 전체의 유가 평균 전망치를 65달러에서 68달러로 상향조정했으며 현 3.4분기분도64달러에서 72달러로 대폭 상향조정했다고 다우존스는 소개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도 고유가 추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석유거래 전문기업 디몬 오일 간부는 "모두가 고유가를 점치고 있다"면서 세계 유가가 지난 2004년 33% 상승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그 폭이 37%로 확대됐으며 올들어서도 지금까지 약 26% 뛰었음을 상기시켰다. 상승세 둔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주 사이 선물 상승폭이 근 12%라는 점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군사 충돌에 시리아도 말려들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이것이 결국 이스라엘과 대립각을 세워온 산유국 이란과 연계돼 석유시장에 먹구름을 짙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80달러대 유가에서 이런 `전쟁 프리미엄'이 최고 30달러 가량이라면서 "지난달에만 이 프리미엄이 15달러 가량이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씨티그룹 뉴욕 관계자도 "시장의 불안감 증폭도 전쟁 프리미엄 상승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이 허리케인 시즌인 점도 석유시장에 불안을 더하는 변수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이런 지정학적 불안들이 높은 상황에서 허리케인까지 겹칠경우 배럴당 90달러대로 진입하는 것이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또 이런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에서 고유가 우려가석유 소비에 이렇다할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4주여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기록적인 갤런당 3달러가 계속 넘었음에도 불구하고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자동차 운행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유가로 인한 미국 증시 타격이 본격 가시화되기 시작한 상황이 미국인에게 심리적 불안을 가중시켜 석유소비 증가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기는 한다. 월가 일각에서도 유가 100달러 시대가 결코 멀지 않았다는 걱정어린 시나리오가제기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자의 한 사람으로 과거 조지 소로스와 파트너십을 갖기도 했던 억만장자 짐 로저스는 지난 6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더 넘어설 것"이라면서 "더욱이 이 추세가 15년 가량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핵과 북한 미사일 사태가 유가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석유 수요는 갈수록 크게 늘어나는데 새로운 대규모 매장지가 확보되지 않는 구조적인 한계가 근본적으로 고유가를 불가피하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저스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본격 창궐할 경우 세계경제 전반에 타격이 가해지면서 유가가 40달러대로 급락할 수 있으나 이 경우도 상황이 종료되면 석유값이 제일 먼저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월가에서 석유수급 불균형을 우려하는데 반해 정작 산유국 쪽에서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유가 강세를 부추기는 요소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카타르의 압둘라 알-아티야 석유장관이 "지금의 고유가가 지정학적 불안에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석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산유권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다. 고유가 추세에서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정부와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13일 마침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더욱이 이란핵이유엔 안보리에 회부될 조짐이 갈수록 완연한 상황에서 두바이유가 더 오를 가능성도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상의가 앞서 낸 보고서는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 우리 기업 10군데 가운데 6곳은 조업을 중단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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