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전문가들 "대우사태 반면교사로"

경제 전문가들은 14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저지른 분식회계 등에 대한 처벌은 당시 사회.경제적 관행을 감안해 수위가 조절돼야 하며 그가 한국경제에 기여한 부문도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러나 김 전회장은 법에 따라 사법부의 선고를 받아야 하며 분식회계, 불법대출, 자금도피 등에 대한 의혹도 철저히 규명돼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이들전문가는 강조했다. ◆ 오정근 금융경제연구원 부원장 대우그룹이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분식회계를 통해 대출을 받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당시에는 분식회계가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 분식회계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고려돼야 한다. 우리보다 훨씬 선진화된 미국에서도 엔론사태가 발생했다. 대우그룹의 분식회계가 한국경제에 큰 타격을 줬으나 당시에 관행이 어떠했는지 고려해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현실을 볼 때 분식회계를 한 것을 두고 완전히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사법처리 여부는 사법 당국이 판단할 문제다. 정치적으로 새로운 사실이 나올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는 모두 지나간 얘기다. 대우사태 이후 금융기관이 건전성 기준에 따라 대출하고 기업들도 무차별적인차입경영에서 탈피한 점은 있지만 대우사태만의 교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외환위기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겪은 기업 전체에서 얻은 것이다. 또 김 전 회장의 귀국에 맞춰 대우그룹에 대한 재평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대우 입장에서 할 얘기가 있었다면 특정 시점에 맞춰 하기보다는 이전부터 제기할필요가 있었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김 전회장이 과거 경제 패러다임이 변하는 가운데 기업 총수로서 잘못한 부분은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김 회장이 한국경제의 고도 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대우 사태 당시 대기업 기업구조와 분식회계 등의 문제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였다. 사회 구조상의 문제로 발생한 것을 한 기업가에게 모두 전가해서는 안된다. 김 전회장의 공과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김 회장이 정치권과 관료의 틈바구니 속에서 대우의 브랜드가치를 만들어낸 점은 인정해줘야 한다. 김 전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한국 사회의 시스템을 개선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기업연구센터 소장 죄가 있으면 사법적 판단은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김 전 회장이 불치병에 걸렸는지 여부와는 상관없다. 형량이나 유.무죄여부는 법에 따라 선고를 하되 형을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고 정상을 참작해 집행여부 등을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문제다. 김 전회장은 해외로 나갈 때는 형사상 피의자로 나가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기소된 상태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조사에서 또 밝혀져야 할 것은 분식회계의 문제, 불법대출에 관한 문제, 외국으로의 자금도피 문제 등 3가지다. 분식회계 부분은 본인이 판결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임직원들이 대법원에서유죄판결을 확정받았기 때문에 김 전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증명이 되면 유죄판결을 면할 수 없을 것 같다. 불법대출 부분은 어떠한 이유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자금을 해외로 빼냈는지 여부도 세세히 드러나야 한다. 대우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가 비싼 대가를 치른 것은 사실이며, 가능하면 많은교훈을 뽑아내야 한다. 당시 김우중 전 회장 개인이나 대우그룹이라는 기업이 당시주어진 조건에 따라 행동한 것을 사후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부사장 김 전회장의 잘못으로 꼽히고 있는 부실회계는 대우그룹만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고재산 부풀리기 등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이익을 과대 상계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분식회계 고해성사에 대해 관대히 처분하고 있는 것도 이를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용인해주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한국경제 성장에도 대우그룹은 기여했다고 본다. 최근 한국의 정보기술(IT) 산업이 성장한 것은 브릭스(BRICs) 국가들 때문인데,이들 나라에 열정적으로 진출하고 외교관계까지 넓히는데 대우그룹의 역할이 적지않았다. 대우그룹의 세계경영은 다소 허황된 측면도 있으나 참고하고 배울 것도 있다. 또 당시의 정부정책은 기업들의 세계경영을 제대로 뒷받침했는지 반성할 필요도있다. 이제는 김 전회장을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재경.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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