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산관리시장 잡아라] 금융사 미래 '자산관리'에 달렸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고객의 요구(Needs)도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 지고 있다. 앞으로 금융기관들은 이 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맥킨지의 지적이다. 언뜻 보기에 평범한 문구로 보이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현역에서 은퇴한 노인들이 늘어나 인구 피라미드가 역삼각형으로 바뀌게 되면 자산관리가 새로운 수익창출의 텃밭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나이들수록 아쉬운 자산관리 노후생활은 개인의 준비에 따라 풍요롭게 지낼 수도, 궁색하게 보낼 수도 있다.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가 있긴 하나 노후를 맡기기엔 웬지 불안하다. 이성림 울산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가 퇴직후 필요 소득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퇴직금은 노후 생활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의 30%만을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0%는 사회의 보장망에서 벗어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노인복지를 큰 소리로 외치고 있지만 정부나 기업이 근로자들의 노후를 책임지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자녀들에게 기댈 수만은 없는 일. 그러기엔 사회환경이 너무도 변해있다. 이런 까닭에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것인가` 에 대한 답을 찾는 40대이상 중년들의 갈증은 갈수록 더하다. 절박하기까지 하다. ◇가까운 미래의 황금어장 자산관리의 중요성이 이런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사춘기가 유년기를 잃는 것이라면 노년기는 성인의 지위와 능력을 잃는 것. 노인들에겐 그만큼의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은퇴한 사람들에게 돈의 필요성은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로 표출된다. 김찬 대우증권 자산관리마케팅부장은 “자산관리시장의 잠재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노인들의 숫자만큼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시장의 규모와 고령화는 정비례관계에 있다는 지적이다. ◇2010년엔 276조원의 거대시장 자산관리시장은 연금제도가 잘 발달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도 금맥을 캐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은퇴자들에겐 `HNW(High Net Worth)`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가치가 매우 높은 고객들이란 뜻이다. 이로인해 HNW들을 잡기위한 PB(프라이빗 뱅킹)들간의 각축도 뜨겁다. 그러나 우리나라 자산관리시장은 초기단계에 있다. 이미경 삼성증권 웰쓰매니지먼트 기획팀 과장은 “금융기관들이 자산관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자산관리시장 개척자들에게 돌아갈 몫이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메릴린치는 올해 100조원도 안되는 우리나라 자산관리시장이 2005년 168조원, 2010년 276조원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보고있다. ◇거액의 고객을 먼저 잡아라 세계화와 개방화 시대에서는 간발의 차이라도 먼저 시작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기업들의 기본 전략. 최근 PB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 증권사, 은행들은 최근 2~3년전부터 개인들의 자산을 종합관리해 주는 PB사업에 줄줄이 뛰어들어 격전중이다. 최근에는 삼성생명까지 가세해 증권, 은행, 보험의 영역을 뛰어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거액의 예금자들을 확보하는 것. 외환은행의 박중진 PB사업부 상무는 “돈을 많이 갖고 있는 로얄층 고객을 1차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와 시스템,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야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기존영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맥킨지는 “앞으로 5~10년동안 미래의 새로운 성장은 자산관리분야에서 창출될 것”이라며 “과거의 전통적 수익모델에서 탈피할 것”을 금융기관들에 주문했다. ◆ [포커스] `자산관리매니저` 유망직업 급부상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는 유망직업의 판도도 바꿔놓을 태세다. 현역에서 은퇴해 돈벌이가 없는 노인들이 늘면서 안정적인 재테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웬만큼 자산을 축적한 베이비 붐세대가 노인세대로 편입되기 시작하는 10년 정도 후면 펀드매니저의 시대가 가고 자산관리매니저(AsManagement Manager)의 전성시대가 온다. 최근 은행,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확보전이 불붙는 현상은 미래의 판도를 알려주는 전조일 뿐이다. 대박을 노리고 주식을 잘 찍어 한탕을 꿈꾸거나 부동산시장을 기웃거리는 `모`아니면 `도`식의 투자패턴은 시간이 갈수록 꼬리를 감추게 된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막강 실버파워의 수요는 주식, 선물, 헷징, 채권, 부동산 투자는 물론 세금관리나 상속처리도 깔끔하게 처리해 주는 자산관리매니저의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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