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거처럼 급격한 하락세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한국 증시의 ‘재평가(리레이팅)’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조정이 마무리되면 추가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상승이 고맙지만 남모를 고민도 있다. 내가 투자한 종목이 다른 종목보다 덜 오르거나 심지어는 상승장에서 내가 산 종목은 하락을 거듭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오히려 시장의 강세가 원망스럽게 느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과 이에 따른 고통은 생각보다 크다.
경험상 주식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주가상승을 점친 종목은 오히려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나중에 확인해보면 다수가 간과한 의외의 종목이 크게 오르기도 하고 이미 많이 올라서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 같은 종목이 계속 오르는 경우도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주가가 꾸준히 올랐던 종목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기업의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확고해 매년 수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혹자가 얘기하는 ‘시장의 IQ는 1,000을 넘는다’는 격언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주가는 결국 기업가치를 반영한다는 원칙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현명한 투자자는 기업가치가 결국 주가에 반영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업분석을 통해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사람이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좋다고 추천하거나 주가의 움직임이 곧 ‘대박’을 예고한다고 해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전설적인 투자가로 남아있는 워런 버핏이나 피터 린치 역시 기업의 수익창출 능력과 그 능력의 지속성 여부를 살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방법으로 기업가치를 분석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일견 소란스러워 보이는 주식시장에서 가치를 믿고 투자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묵묵히 현명한 소수자의 길을 간 사람들만이 성공한 투자자로 남는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야 한다. 우리는 성공한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며 그 가능성은 우리가 얼마나 굳건하게 ‘현명한 소수자의 길’을 가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