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에 취업준비생·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가 지난해 초 300만명을 넘어선 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희망근로 등 재정 일자리의 급감으로 사실상 실업자 수는 최악의 고용상황을 보여줬던 지난해 1ㆍ4분기 수준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실업자에 취업준비생·구직단념자·고용불안정자 등 잠재적 실업자들을 포함한 11월 말 사실상 실업자는 329만9,000명에 달한다. 또 사실상 실업률도 정부 공식 실업률인 3.3%의 4배에 가까운 12.9%에 이른다. 다시 말해 일할 수 있는 사람 100명 중 12명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거나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는 셈이다. 사실상 실업자에는 정부 공식 발표 실업자에 비경제활동인구 중 통학ㆍ비통학 취업준비생과 쉬었음 중 59세 이하가 포함된다. 또 18시간 미만 근로로 언제든 실업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가 포함됐다. 사실상 실업자는 지난 2008년 293만2,000명에서 지난해 1월 경기악화에 따른 고용악화로 356만명을 훌쩍 넘어선 후 2월 366만명까지 올라갔다. 이후 정부의 재정 일자리가 쏟아지며 9월 311만명까지 줄었지만 좀처럼 300만명 이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12월 희망근로 일자리가 12만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12만명이 전부 일을 하지 않는 사실상 실업자로 돌아서지는 않겠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업률은 2001년 이후 거의 3%대에서 오르내리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사실상 일을 하지 못하거나 초단기 고용으로 일자리가 불안한 사람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공식 실업률과 사실상 실업률의 격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2003년 6.6%포인트였던 11월 기준 두 실업률의 격차는 2004년 7.2%포인트, 2005년 7.6%포인트, 2006년 8.2%포인트, 2007년 8.1%포인트, 2008년 8.2%포인트였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난을 겪었다는 지난해에는 9.3%포인트로 급상승했다. 문제는 사실상 실업자 가운데 일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연령임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쉬었음' 인구가 100만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정부의 정책적 배려는 물론 민간의 일자리 창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실업자가 앞으로 줄어들기 힘든 구조에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고용 없는 성장의 현실이 눈앞에 닥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