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유가 경제 영향력 한국엔 '태풍' 美.유럽엔 '微風'

경제구조 취약한 한국, 물가ㆍ성장률등에 치명타<br>중앙銀 물가안정능력 높아진 美등 상대적 느긋

고유가 경제 영향력 한국엔 '태풍' 美.유럽엔 '微風' 경제구조 취약한 한국, 물가ㆍ성장률등에 치명타중앙銀 물가안정능력 높아진 美등 상대적 느긋 • 국제유가 또 사상최고…WTI 한때 55.50弗 • 안정세 두바이油 '안심못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 동아시아에 고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것과는 달리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선진국에서는 고유가가 물가급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석유수입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효율성이 낮기 때문에 선진국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지는 국제유가가 지난해 이후 무려 75%나 상승했지만 세계경제가 지난 70년대와는 달리 물가급등 속에 성장률이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지 않았으며 이는 중앙은행의 물가안정능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고유가가 성장 및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70년대와 비교하면 그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고유가는 유로존의 물가보다는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눈을 한국으로 돌려보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국제유가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 경제를 어둡게 하고 있다. 4ㆍ4분기까지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국내 유류가격 상승과 각종 공산품 가격을 상승시켜 소비자물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공통의 악재인 고유가에 한국경제가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은 물가안정 기반 등 경제구조가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24일 “올해 중국의 석유소비는 지난해에 비해 1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의 난방유 재고가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수급불안이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경우 국내 경제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항공업계와 화섬업계 등 유가 영향을 크게 받는 국내 산업계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중동산 원유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WTI와 브렌트유를 중심으로 한 가격급등세가 중동산 원유의 기준유가인 두바이유로 파급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고유가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마련했지만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당장 내년 상반기 수출둔화가 현실화되고 ‘경제성장률 5% 달성’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은 “고유가로 인해 내년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보다 30억달러 정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가상승에 따른 수출가격 전가로 내년 상반기 수출규모가 올해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것.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0.9~1.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를 넘어 ‘60달러’선에 이를 경우 내년 GDP 성장률 5%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 2004-10-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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