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이 싹쓸이했던 벌크선 국내 신생사로 U턴 조짐

中조선사 기술력 한계로 납기일 못맞추고 위안화 강세 겹쳐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져<br>C&중공업등 올들어 수주물량 꾸준히 늘려



신생 조선소인 C&중공업은 최근 중국 선사인 ‘산동 파이스트 마린 그룹’으로부터 18만톤급 벌크선 한척을 수주했다. 중국이 최근 벌크선 수주를 싹쓸이해왔던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선사가 한국 조선소를 노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 선사의 벌크선 수주는 창사이래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근 중국 조선소들이 인도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등 선사들로부터 신용을 잃어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중국으로 몰려갔던 벌크선 수주물량이 최근 한국으로 U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구잡이 수주에 나섰던 중국이 기술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납기 취소, 연기사태가 속출하는데다 원자재 및 금융부담까지 겹쳐 선사들과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게다가 위안화 강세현상까지 겹쳐 중국 조선소의 가격 경쟁력마저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국내 조선업계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조선소들이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 등에 시달리면서 납기를 제대로 못 맞추는 등 수주 남발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다”면서 “국내 조선소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글로벌 선사로부터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신생 조선사들은 올들어 벌크선 수주물량이 꾸준히 몰리면서 중국을 다시 따라잡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성동조선은 이미 74척(클락스 조사 기준)의 벌크선을 수주했으며, C&중공업도 47척의 벌크선 일감을 쌓아놓고 있다. 이밖에 도크 공사와 선박 건조를 동시에 진행 중인 대한조선 역시 이미 34척의 벌크선을 수주한 상태다. 대한조선의 한 관계자는 “17만~18만톤급 벌크선 위주로 수주를 받아 건조 중”이라며 “벌크선 수요가 여전히 많아 선가도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익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실제 조선ㆍ해운 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수주 잔량은 총 2,463척 중 벌크선은 20% 가량인 478척이다. 이중 조선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현대, 삼성, 대우 등 ‘빅3’ 물량은 60여척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선박 건조를 지난해 시작했거나 2~3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 조선사들이 수주한 물량이다. 중소형사들의 벌크선 물량 확보는 세계 2위 중국과의 격차를 확실하게 벌려 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척수 기준으로는 우리나라 보다 많은 3,200여척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으며 대부분이 벌크선이다.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으로도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2월말 현재 30%로 우리나라 37%에 이어 2위다. 업계에서는 벌크선 수주가 이 같은 호조를 지속할 경우 조선소의 무더기 신설에 따른 일각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말끔히 씻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력을 높여 컨테이너선, 유조선 등 다른 선종에서도 중국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시장 지배력을 믿고 경쟁력 없는 표준선 등을 판매하다 결국 1위 자리를 완전히 빼앗겼다”며 “아직 중국과의 격차는 크지만 우리 조선업계 역시 모든 선종에서 경쟁 체제를 갖춰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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