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 발상을 가지고는 부동산개발사업에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개발의 개척자로 꼽히는 김완식(51) 더랜드 사장. 그는 부동산이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모든 이해관계자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이 같은 그의 철학이 건축사업에 뛰어든 지 15년 만에 더랜드를 부동산개발 업계 선두그룹 회사로 키워낸 비결이다. 김 사장은 외환위기 여파로 주택경기가 침체상태에 있던 지난 99년 40층짜리 50~90평형대 주상복합아파트로는 처음으로 서울 구의동에 ‘대림아크로비스타’를 개발, 계약률 100%를 기록함으로써 화제가 됐다. 현재 통상 1계좌당 500만~1,000만원 수준인 청약금을 5,000만원씩 받고도 72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경기의 분당 파크뷰와 서울의 잠실 한화 갤러리아,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도곡동 타워팰리스, 용산 시티파크 등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각광받은 계기가 됐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김 사장은 최근 부산 온천동에 분양 중인 ‘아스타’(아파트의 별이란 뜻)로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벽산건설이 시공하는 이 아파트는 ‘프리미엄’ 아파트 개념을 도입, 부산의 상류층을 겨냥하고 있다. 52층짜리로 우리나라 아파트로는 최고층인데다 공급되는 648가구 전체가 비교적 대형 평형인 33~99평형이기 때문이다. “아파트도 초고층으로 지을 수 있다”는 김 사장의 신념이 아스타 개발의 배경이 됐다. 김 사장의 도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 서울ㆍ수도권의 주거환경 개선과 재건축시장을 공략하고 부산에 국한됐던 아파트사업을 수도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택공사가 개발 중인 경기 평택 이충지구 옆에 GS건설과 함께 아파트 2,000세대를 하반기 분양한다. 덕소 한강변의 고급형 아파트 300세대를 오는 6월 분양하고 파주 봉일천에 1,000세대를 공급한다. 또 수도권 일대에 대규모 복합주거타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기능 주거타운을 마련하기 위해 이미 경기 화성 봉담에 10만평을 조성, 앞으로 2년 뒤 분양할 방침이다. 고향 경북 울진에 인접한 동해안에 수상스키ㆍ온천 등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 복합단지를 민ㆍ관 합동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균관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11년간 국세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한 뒤 90년 유성주택을 설립해 건축사업에 뛰어들었다. 잘 나가던 공무원 생활을 접고 사업에 눈을 뜬 것은 친구가 하던 건축사업에 투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갑자기 작고한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이 사업밑천이 됐다. 아버지는 고향인 울진에서 20여척의 배를 가지고 어징어ㆍ꽁치 등을 잡아 큰 돈을 벌었다. 당시 서울 서초동 일대에 100평짜리 고급 빌라 10여채를 직접 시행ㆍ시공했으나 99년 시행만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변신했다. 김 사장은 “주민들이 불량주거지와 황무지 등이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는 것에 감탄하고 만족할 때 성취감과 자부심을 갖는다”며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유기적인 협조가 부족해 종합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못하고 그 비용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때는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