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경쟁의 힘과 정치 혁신

원희룡 <국회의원·한나라당>

방송 3사의 개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겁다. ‘개그의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하다. 경쟁ㆍ개방을 통한 실력제일주의가 그 원동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기존의 서열과 기득권이 없어지고 개방과 경쟁이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부터 프로그램의 질이 확 높아졌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선배 개그맨에 대한 예우를 포함한 모든 기득권을 없애고 관객의 반응 하나로 해당 프로그램의 출연 여부를 결정한다. 기성 개그맨에만 의존하지 않고 숨어있는 ‘고수’들의 참여를 위해 문호를 개방해 인재를 널리 모으고 있다. 일본에서의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한 드라마의 작가는 드라마 한류열풍은 ‘경쟁의 힘’에서 시작됐다고 말한다.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의 치열한 경쟁으로 좋은 드라마들이 많이 등장했고 이것이 결국 한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쟁은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요구한다. 이것이 시장의 힘이고 경쟁의 힘이다. 정치혁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정치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권에도 ‘경쟁의 힘’이 필요하다. 경쟁의 힘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칸막이 문화가 없어져야 한다. 칸막이는 내부자 거래 관행을 유지하게 한다. 다양한 정치적 견해와 활동이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제시되고 검증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칸막이가 사라진 투명하고 공개된 시장 속에서 정치는 혁신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정치개혁은 정치인들이 ‘좋은 시절 다 갔다’고 할 정도로 많은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정치권 스스로가 자신을 열린 시장에서 공개하고 경쟁하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경쟁의 힘은 열린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기존의 서열과 관행을 뛰어넘어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책을 과감히 경쟁에 참여시켜야 한다. 정치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치권은 혁신을 이루기 위해 ‘칸막이’를 벗어나 소비자의 선택, 국민의 선택이라는 공개된 ‘시장’으로 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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