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불확실성 제거해 기업 뛰게 만들어야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영환경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하거나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여파가 근로자들과 중소기업 등으로 번지고 그 결과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욱 힘든 상황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보수경영은 구조조정에 치중한다는 것으로 이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보다는 기존사업을 내실 있게 꾸려나가되 경우에 따라서는 인력조정까지 돌입한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은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고유가ㆍ세계경제 둔화조짐ㆍ주춤해진 수출ㆍ장기화되는 내수부진 등 악재 투성이다. 서부 텍사스중질유(WTI)가 배럴당 55달러에 육박하면서 고유가사태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멈칫거리고 있고 중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도 변수다. 원ㆍ달러 환율이 어떻게 될 지도 자신할 수 없다. 환율은 그동안 정부의 개입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드러났듯이 더 이상의 개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성장둔화와 환율불안은 하반기 들어 주춤거리고 있는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에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내수경기는 단기간에 살아날 가능성이 적다. 매년 예산의 조기집행 및 추경예산편성에 이어 적자재정 감수 의지 표명 및 금리인하ㆍ특소세 등 세금감면 등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있다. 여기다 대기업집단의 출자총액제한ㆍ금융계열사 의결권 제한 등 규제가 여전하고 정치권은 경제 살리기는 뒷전인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말 그대로 불확실성으로 가득차 있다. 자동차를 몰 때 사방에 안개가 자욱하면 본능적으로 방어운전에 나서게 되듯 기업들이 움츠러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경제의 활로는 투자촉진에서 찾아야 한다. 투자가 활발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이 늘어나 소비도 살아난다. 또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도 가능해진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수립하려 하면서도 투자를 다소나마 늘려 잡을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특히 R&D(연구개발) 투자의 대폭확대는 미래의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기업들은 투자확대 계획을 세웠어도 여건이 불투명하면 실행에 나서지 않는다. 올해도 대통령과 재계총수의 회동, 대규모 투자보고대회까지 가졌지만 여전히 투자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확대 등 적극적인 경영활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대외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내적인 불안요인은 최소화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