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양 고지도 '한국해' 표기 압도적

파리서 '바다 명칭' 국제학술회의 개최

한국과 일본이 동해(東海) 명칭을 놓고 분쟁중인 가운데 18세기 서구에서 제작된 바다 명칭 표기 지도의 66% 이상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를 '한국해'로 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리옹3대학의 이진명 교수는 4일 프랑스 파리 국제학생기숙사촌에서 동해연구회(회장 김진현) 주최로 열린 제10차 바다명칭에 관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공개했다. 이 교수는 18세기 프랑스 학자 기욤 들릴, 자크 벨랭 등이 한국해를 사용하기시작했으며 이들의 영향으로 영국, 독일 등 서구에서 제작된 바다 명칭이 표기된 지도 250점의 3분의 2 이상에서 한국해 명칭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 당시엔 네덜란드인 몬타누스와 프랑스인 타베르니에 등의 저서가 큰 영향을발휘했는데 모두 일본에 관한 저서들인 이들 책에 실린 지도에도 한국해가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1929년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부터 일본해를 공식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이 식민지였는데다 해양 대국이었던 일본이 IHO창립 멤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일본은 현재까지 열도 주변의 해도및 수로지 작성을 담당해 오고 있고 서양 여러 나라의 수로부가 이 자료를 받아 사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 일관되게 고대부터 사용돼 온 동해라는 명칭이 국제 사회에등장한 것은 1992년 이후라고 지적하고 이후 우리의 노력이 성과를 거둬 미국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영국의 콜린스, 프랑스의 나탕 등이 현재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세계 지도에 사용된 '동양해', '한국해', '일본해' 명칭은 모두서양인들이 붙인 외래 명칭인데 반해 동해는 유일한 토속,재래,현지어 명칭이라며동해에 접해 생활하는 7천만 한민족이 사용하는 동해 명칭을 국제사회가 외면할 수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학국학연구회(회장 알렉상드르 기유모즈)와 공동 주최로 6일까지 열리는이번 학술회의에는 프랑스, 중국, 러시아, 영국 등 11개국에서 23명의 학자가 참가해 분쟁 지역 바다 명칭의 객관화 필요성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유엔 지명표준화위원회 전문가 그룹 부의장인 알제리의 브라힘 아투이는 "유엔지명표준화위원회는 여러 인접국가들이 사용하는 2개 이상의 명칭을 공유,병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공유된 공간의 명칭은 공유된 명칭이어야 한다고 본다"며 최소한 동해.일본해 공유를 희망하는 한국의 입장에 지지를 보냈다. 김진현 동해연구회 회장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동해 명칭의 표준화를 국제적으로 확산하는데 프랑스가 지리적,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이번에 발표,토론되는 내용을 2005년 IHO 회의와 2006년 유엔지명전문가회의(UNGEGN)에 보고해 분쟁 해결자료로 활용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궁극적으로는 동해 단독 표기를 원하지만 현재 우리의 공식 입장은동해.일본해를 병기하자는 것이고 이런 방향으로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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