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회복유형 논란속 관망세 유지할듯

경기회복유형 논란속 관망세 유지할듯 지난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상원 증언 이후 뉴욕 월가에서는 경기 논쟁이 한창이다.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대로 상반기에 경기하강국면의 저점을 찍을 경우 하반기 이후 경기상승 곡선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따라 뉴욕 주가도 일제히 그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린스펀은 지난 13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 "미국 경제가 현재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았으며, 경기 둔화세가 급격하더라도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FRB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거시경제를 분석하는 월가의 페드워쳐(Fed Watcher)들은 그린스펀의 발언이 미국 경제가 하반기에 'V자형' 상승을 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월가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정보기술(IT) 산업분야에 분명한 공급과잉이 있으므로 'V자형' 회복보다는 조정기간이 긴 'U자형' 회복을 예상하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V자형' 회복이란 경기곡선이 급격하게 하강, 저점을 친 후 급격히 회복하는 것을 말하며, 'U자형' 회복은 저점을 지난 후 상당한 시간이 걸려 경기가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90년대 이후 일본 경제처럼 경기회복이 10년 이상 좌절되는 것을 'L자형'이라고 표현한다. 그린스펀은 구체적으로 'V자형' 회복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급격한 소비심리 회복을 통해 경기회복을 희망했던 것 같다. 'V자형' 회복을 주장하는 이들은 국제유가가 세계 수요감소로 배럴당 18~20 달러대로 하락하고, 기업들의 급격한 생산감축, 인원 감축으로 산업재고 과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하고 있다. 반면 'U자형' 회복론자들은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위협으로 연말까지 배럴당 평균 26달러 대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 산업에 내재하고 있는 과잉 생산, 설비, 노동력의 존재가 'V자형'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V자형 회복이냐, U자 회복이냐의 여부는 앞으로 연방정부가 발표할 각종 거시지표의 방향에 따라 그 대세가 결정될 전망이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당분간 관망 기조의 관점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해 10월말 이후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는 1만1,000선을 상향 돌파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낙폭 과다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있지만, 2,400~2,700대의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전망 정도에 따라 전문가들의 매수 권고도 각양 각색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의 애널리스트 탐 맥 매너스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후 낙관적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1ㆍ4분기중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지만 나스닥 지수는 3,000 선에서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페인웨버의 트레이시 아이클러는 "현재의 시장은 20년 만에 4번 맞은 좋은 매수 기회"라며 "기술주들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가치가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 나스닥의 상승을 예상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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