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역경제 숨은 주역] 대구 달성 대호에이엘

“수년내에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주방기물용 알루미늄 판재회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알루미늄 판재(板材)를 생산하는 대호에이엘 이상민(40) 사장이 밝히는 사업목표다. 대구광역시 달성공단(구 논공단지)에 위치한 대호에이엘을 방문했을 때 몇 가지 의문을 품었다. 우선 공장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고 소재 회사들 대부분이 바다에 접해 있는 것과 달리 내륙 깊숙이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실제 직원이 100여명이지만 3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5,000평에 달하는 공장 안에서 작업자들을 찾는 것은 `숨바꼭질`에 가깝다. 또 공장이 내륙에 위치한 것은 대호에이엘이 모든 알루미늄 소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냄비나 프라이팬 같은 조리기기에 사용되는 `주방기물(器物)용 알루미늄 판재를 특화한 전문기업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알루미늄 주방용품 메이커들 대부분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남 내륙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 직원들은 "우수한 소재를 통해 영남의 기물산업과 지역경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실제 이 회사는 연간 2만3,000톤에 달하는 알루미늄 기물 내수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메이커다. 원래 이 회사는 현재 워크아웃 중인 남선알미늄의 한 사업부였으나 지난해 10월 대호차량 컨소시엄이 회사를 인수해 대호에이엘로 사명을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회사 주인이 바뀐 뒤 생산과 매출이 빠르게 회복중인데 지난해 11월에는 공장 역사상 최대인 2,000여톤의 판재를 생산, 5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정도 규모면 지름 18Cm의 냄비를 기준으로 할 때 무려 450만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대호에이엘은 생산량의 30%는 해외 유명식기 업체로 직접 수출하고, 20% 정도는 국내 업체들을 통해 제품으로 만들어져 해외로 간접 수출된다. 생산량의 50% 이상이 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또 최근에는 이 사장이 중국을 방문해 연간 2,200톤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맺는 등 중국 등 인접국들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고급소재 부문의 비중 확대 ▲ 재무구조 개선 ▲ 관련 분야로의 신규사업 진출 등 세 가지에 최우선 경영목표를 두고, 안정된 사업기반의 마련에 힘쓰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가장 가격이 낮은 `1000` 시리즈제품 매출이 15% 축소된 대신, 고가의 `9000`과 `8000`시리즈는 각각 40%와 30% 정도 증가했다. 남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작년 10월 기준의 201%에서 석달만에 165%로 떨어트렸으며 2005년까지는 100%대 아래로 줄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사업 외에도 자동차부품과 전기전자산업 소재 등의 새로운 사업분야로의 진출을 검토 중이며 알루미늄 판재만 올해 2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재업체의 특성상 환율과 국제 원자재가격(LME) 변동은 제품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순익구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외형상 매출은 변할 수 밖에 없다. 작년도 환율을 기준으로 올해 580억원, 오는 2005년까지는 7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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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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