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섬유·패션산업의 과제

우리나라 섬유ㆍ패션산업은 오늘날 세계 4위 수출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동안 부가가치 창출, 수출, 고용효과 면에서 국민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으나 중화학공업ㆍ건설ㆍ자동차ㆍ전자 등 타산업의 성장과 최근에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으로 섬유ㆍ패션산업의 위상과 비중이 상대적으로 저하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탈리아ㆍ미국ㆍ독일 등 선진국들이 세계 5위권 안에서 섬유ㆍ패션산업을 유지ㆍ발전시켜오고 있는 것을 볼 때 국민경제상의 비중감소에 불구하고 섬유ㆍ패션산업이 발전돼야 할 이유와 필요성이 있음은 명백하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섬유ㆍ패션산업에 대한 수요도 고급화하고 다양해지며 문화적 욕구도 깊이 스며든다. 또한 섬유 관련 새로운 첨단산업이 발전하고 있어 값싸고 질긴 것이 아니라 고도의 품위를 유지할 수 있고 멋과 기능성이 배어 있는 패션제품, 현대 첨단산업이 요구하는 산업용 섬유소재개발 등을 필요로 한다. 선진국들이 아직도 또 미래에도 섬유ㆍ패션산업을 국가 중요산업으로 인식하고 발전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고용창출과 수출이라는 국민경제적 효과도 그 이유에 덧붙여져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선진국의 섬유ㆍ패션산업 위상을 살펴볼 때 우리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노동력이 부족할 것이다. 타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할지도 모른다.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의 추격에 크게 시달릴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나라마다 그 특성에 맞게 난관을 극복하고 굳건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제 한국 섬유ㆍ패션산업의 미래에 대해 결론적으로 이야기한다면 한마디로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성장산업으로서, 첨단산업으로서, 또한 문화산업으로의 국민경제와 문화발전에 공헌하는 차원 높은 산업 부문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업계의 자신감 회복과 섬유ㆍ패션산업에 대한 국민적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업계의 자성과 노력도 필요하다. 문제점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노동력이 절대 부족하다. 이는 섬유 부문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섬유가 특히 그러하다. 후발개도국 특히 중국 등 동남아의 저가 물량공세가 심해지고 있다. MFA의 소멸과 WTO 체제편입, 지역 블록화와 자유무역협정, 반덤핑제소 등 교역질서의 혼란도 함께 한다. 진행 중에 있는 일부 부문의 구조조정도 쉽지만은 않다. 이런 대내외적인 어려운 환경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섬유ㆍ패션산업을 지속적인 성장 발전 산업으로 육성해나가기 위해 우리 모두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경우 중소기업의 특성을 살려 타사와 다른 차별화 제품을 만들고 다품종 소량생산을 실현, 한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 또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저가품은 글로벌 아웃소싱하는 등의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며 섬유ㆍ패션산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세계 일류의 화섬원료ㆍ화섬직물의 100% 국내조달과 지금까지 쌓아온 저력(생산시설ㆍ인력ㆍ생산기술 등) 등의 강점을 활용, 섬유ㆍ패션산업을 세계 3위로 부상시켜 섬유강국을 실현하고 한국경제의 세계 4강을 정착하겠다는 정부 구상을 실현시켜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첨단 신섬유 개발 및 패션ㆍ디자인 개발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제품의 차별화ㆍ고급화를 이룩해야 하며 의류 및 소재의 기획제안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발판으로 장기적인 기획생산 방식과 고유 브랜드화로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적극적인 글로벌마케팅 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할 것이다. 오는 2005년 섬유 쿼터제 폐지 이후 국내 섬유ㆍ패션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제 마케팅 인력 양성, 대규모 해외전시회 개최 등의 글로벌마케팅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셋째, 정보화에 주력해야 한다. 급변하는 세계 교역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사 제조ㆍ구입 및 최종 제품의 유통까지 IT화에 주력해야 한다. 넷째, 산업용 섬유생산 비중을 높여야 한다.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과 같이 우리의 산업용 섬유생산을 전체 생산의 50%대로 끌어올려야 하겠다. /안영기<섬산련 부회장>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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