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高유가에 무덤덤… 위기에 취약"

미국인들이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의 오일쇼크 때와 달리 이번 고(高)유가 사태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결정적 위기에 취약한 상태라고 뉴욕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0년대 석유 파동 당시 고급 승용차를 더 작고 덜 사치스러운 승용차로 바꿨던 제이레드 네드젤은 이번에는 2년전에 구입했던 스포츠유틸러티차량(SUV)을 바꾸지않고 있다. 연비가 갤런당 17.5 마일로 과거의 고급 승용차와 거의 비슷한 SUV를 몰고 있는그는 "70년대 이후 시장이 변했고, 사람들의 습관도 변했다"면서 "이번 고유가는 또하나의 위기일 뿐 그에 대해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과 2년전 배럴당 30 달러에 불과하던 유가가 이제 60 달러에 달하고 있지만네드젤 뿐아니라 다른 미국인들에게 있어서도 오일 쇼크는 이제 더이상 놀라운 일이아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은 고유가 사태에 불안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전과 다름없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고, 보유 차량을 연비가 좋은 차로 바꾸려는 의미있는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의 휘발유 소비량이 1년전에 비해 1% 오른 것으로 집계되는 등 휘발유소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미국인들은 일본 자동차 산업이 부흥할 정도로 더 작고더 연비가 좋은 차로 승용차를 바꿨고, 미국 정부는 속도 제한 등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며 국민들의 1인당 에너지 소비를 감축하는데 애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 지난 30여년간 미국의 원유 수입은 두배로 늘어나 1973년 오일쇼크가 시작되기 전 미국 소비의 약 3분의 1 정도에 그쳤던 석유 수입량이 이제는소비의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고유가 사태를 맞아 미국 정부는 석유 공급이 갑자기 중단될 경우등 위기시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거의 취하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지적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특히 미국인들이 크고 무겁고, 휘발유로 움직이는 차량들을 상대적으로 더 이용,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석유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과 CIA(중앙정보국) 국장을 지낸 제임스 슐레진저는 "70년대말의 메시지는 우리가 심판의 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늘날 전세계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8천만 배럴이나 이는 10년후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수요 1억 배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이래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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