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동유럽이 빼앗은 유대인 미술품 반환 논란

2차 대전 당시 헝가리의 나치 하수인들이 유대인들로부터 빼앗은 막대한 미술품의 소유권을 두고 과거 공산권이었던 동유럽의 유대인 미술품 반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유대인 은행가인 모르 리포트 헤어조그의 상속인들은 지난 주 미국 워싱턴지방법원에서 헝가리 정부 및 일부 국영 박물관들을 상대로 미술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헤어조그의 상속인들은 엘 그레코, 반다이크, 벨라스케스, 모네의 작품 등이 포함된 추정가 총 1억 달러 이상의 소장품에 대한 반환을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부쿠레슈티, 베오그라드, 부다페스트 등의 미술관에도 한때 유대인들의 소유였던 미술 작품들이 상당수 걸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들은 강압에 의해 나치에 넘겨졌거나 유대인들이 도주하면서 포기하고 간 것들이다. 이 외에도 러시아, 옛 소련권 동유럽 국가들에는 유대인 소유였던 막대한 미술품들이 널려있으나 박물관이 어떻게 해당 미술품을 입수하게 됐는지 신뢰할 만한 기록이 없고 반환에 대한 법도 없어 정확한 규모는 파악할 수 없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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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시드니 자블루도프가 2007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홀로코스트 이전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당시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의 자산을 갖고 있었다고 추정됐다. 이 액수는 현재 가치로 1,150억달러에서 1,750억달러 규모이며 이들 대부분은 강탈됐으며 반환되거나 지불되지 않았다.

지난해 프라하에서 동유럽 18개국이 모여 ‘유대인 재산반환에 관한 회의’를 개최했으나 이 중 체코와 슬로바키아 만이 미술품 반환법을 제정했다. 오스트리아는 1996년 소유권을 요구하지 않은 약탈 미술품들은 유대인 공동체를 위해 경매에 부쳤으며 이후 오스트리아의 미술관들은 약 1만3,000점을 반환했다. 이중 일부는 해외에서 수년간에 걸친 소송 끝에 원주인에게 넘겨졌다.

러시아는 1998년과 2000년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실제로 반환한 미술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헝가리 정부는 헤어조그 상속자들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 헝가리 고등법원이 헝가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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