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산 마린시티 태풍·해일 피해 '속수무책'

예산·조망권 문제로 방파제 높이는것 쉽지않아<br>주민들 "영화 해운대 현실될까 두렵다" 발동동

초고층 빌딩이 즐비한 부산 해운대 우동 마린시티(옛 수영만매립지·총 면적 39만6,026㎡)가 '월파'(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넘는 현상)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있다.

관할구청인 해운대구에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8일 해운대구청과 마린시티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제4호 태풍 '뎬무'가 부산을 강타했을 당시 파도가 5.1m 높이의 방파제를 넘어 마린시티 앞 해안도로에 주차 중인 수십대 차량을 덮쳤다. 차량은 파도에 휩쓸려 파손됐고 도로와 보도블록 일부도 부서졌다.


마린시티가 태풍과 해일에 취약하다는 것은 지난 2003년 초대형 태풍 '매미' 때도 확인된 사실. 당시 파도가 한화콘도 3층까지 들이쳤고 건물 지하에 물이 차는 바람에 기계실 등 설비시설을 모두 교체해야 했다. 한화콘도는 영업도 하지 못하고 6개월간 피해복구에만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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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때는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이 한화콘도 정도였지만 현재 이 지역에는 대우트럼프월드마린, 두산위브포세이돈, 더?騁틉㉧??등 초고층 빌딩을 포함해 완공된 건물만 16개에 달한다. 게다가 두산위브더제니스와 현대아이파크 등 초고층 건물이 공사 중에 있다.

이 때문에 마린시티는 초대형 태풍이 상륙하면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주민 이모(42)씨는 "대형 태풍이 부산을 강타하게 되면 '영화 해운대'에서 봤던 재앙이 현실이 될까 무섭다"며 "태풍과 해일 등에서 마린시티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해운대구청은 태풍 상륙시 안내방송 등의 임시방편만 세우고 있을 뿐 방파제 높이를 올리는 등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재해방지책 또한 마린시티 명품거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탓에 이제 겨우 기본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 사업이 빠르게 추진된다고 해도 2014년이나 돼야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호안 방파제를 6m 이상 높이거나 해안으로부터 5㎞ 이내로 대형 방파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방파제를 높일 경우 해안의 조망권이 가려져 문제가 될 수 있고 방파제를 건설할 경우 인근 요트 계류장을 오가는 요트들의 사고 우려도 커 논란의 소지가 남아 있다.

실질적인 문제는 예산이다. 방재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필요하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태풍과 해일로부터 마린시티를 보호할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임시방편으로 방파제를 높이고 수중에 테트라포트를 추가로 투입하려고 하지만 예산 문제 등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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