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스마트 반지'


2001~2003년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친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관통하는 단어는 '절대 반지(The One Ring)'다. 암흑 군주인 사우론이 세상을 지배하려고 비밀리에 만든 절대 반지. 그는 강력한 힘을 지닌 절대 반지를 이용해 신들을 위협하지만 한순간에 잃어버리고 만다. 이 반지의 행방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추격전과 전쟁이 영화의 줄거리를 이룬다.

'반지의 제왕'처럼 반지가 중요한 아이템으로 등장하는 영화와 소설·만화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반지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를 즐기는 서양 쪽에 특히 많은 편이다. 2013년 4월 개봉한 영화 '아이언맨3'에서 아이언맨의 최대 적수로 등장하는 만다린의 손에는 10개의 반지가 빽빽이 채워져 있다. 영화에서 그는 천재 과학자에게 조종당하는 허수아비 역할로 나오지만 원작 만화에서는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다. 외계인으로부터 얻은 반지 때문이다.

각각의 반지는 전기충격·화염방사 등 가공할 능력이 숨겨져 있어 아이언맨과 일대일로 대적할 정도로 강하다. 반지가 사랑이나 믿음의 징표를 넘어 힘의 상징으로 거듭난 듯하다. 이런 반지의 파워가 탐이 난 것일까.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반지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스마트폰·태블릿PC·TV 등과 연동해 여러 IT 기기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스마트 반지' 전쟁이 곧 벌어질 조짐이다.

웨어러블 시장 전쟁터가 손목(스마트시계)을 지나 손가락으로 확대되는 것. 페이턴트리 모바일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손가락에 끼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반지 관련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다. 스마트 반지를 페이스북 등과 연계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란다. 다양한 동작 감지 및 통신 장치도 내장될 모양이다.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스마트 반지를 준비 중이라니 앞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 같다.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가 어디까지 진화할지 흥미진진하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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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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