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일본 도쿄에서 고속철도 신칸센을 타고 1시간 반가량을 달려 도착한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역에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40여분을 가자 10여개의 건물로 구성된 큰 공장이 나타났다. 도요타에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프라임어스 EV 에너지(이하 PEVE)’사의 본사와 오모리공장이다. 1996년 설립돼 올해로 창사 20주년을 맞은 PEVE는 도요타가 지분 80.5%를 보유하고 있는 연결 자회사다. 이곳 오모리 공장 외에도 사카이쥬쿠와 미야기 등 세 곳의 생산거점을 두고 2014년 1,430억엔(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차에 들어가는 니켈수소전지와 리튬이온전지는 모두 PEVE가 공급한다. PEVE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연간 160만대로 그 중 오모리 공장이 70만대로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20만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한 도요타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인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한국 기자단에 공장 및 시험동 일부를 개방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오모리 공장은 ‘프리우스’와 ‘캠리’ ‘아쿠아’ ‘크라운’ 등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세단뿐 아니라 ‘노아’ ‘해리어’ 등 미니밴, 렉서스 ‘CT200h’ ‘GS시리즈’ 등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주로 니켈수소전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 4세대 프리우스가 나오면서 연산 20만대 규모의 리튬이온전지도 만들고 있다.
반도체 공장처럼 방진복을 입고 클린룸을 거쳐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캠리에 들어가는 니켈수소전지팩 생산이 한창이었다. 전지 셀 6개를 모아 모듈을 완성하고 이를 다시 패키지화하는 작업이 전자동으로 이뤄졌다.
제3공장 인근에 위치한 시험동에서는 완성된 전자팩에 대한 검수작업이 이뤄진다. 셀 안정성과 팩의 기능성을 진동·충격·감압·냉각 시험을 통해 평가한다. 우스이 토모히로 PEVE 홍보담당자는 “도요타가 올 2월 기준으로 누적 900만대의 하이브리드 판매를 달성했는데 지금까지 배터리로 인한 리콜이나 문제가 발생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면서 기술력과 생산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PEVE는 중국 상하이에서 북서쪽으로 140㎞ 떨어진 창수(常熟)시에 공장을 짓고 있다. 연산 10만대 규모로 올해 중 가동에 들어가는 창수 공장은 도요타의 중국 하이브리드차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다. 도요타는 올해부터 중국에서 프리우스와 캠리 등 하이브리드차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PEVE의 창수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 생산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시즈오카현 고사이시=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