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게임축제 ‘지스타(G-STAR) 2016’에서 만난 이정헌(사진) 넥슨 사업총괄 부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넥슨의 미래를 IP와 새로운 플랫폼에서 찾았다. 넥슨은 이번 지스타에 최대 규모인 400부스를 마련하고 35종의 신작을 들고 나와 존재감을 보였다.
이 부사장은 “올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아베 총리가 슈퍼마리오 복장으로 나타났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런 IP가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과거 붐을 이룬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는데, 중국 대형 게임업체들이 한국 IP를 사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넥슨도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몇몇 IP만을 내세워 사업을 해왔죠. 게임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에 투자하고 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넥슨이 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부터 인디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중 페리아연대기, 다크어벤저 3 등이 큰 반응을 얻었다. 이 부사장은 “요즘에 웹툰을 이용해 모바일 게임을 만들거나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게임도 많이 있지만 이런 게임이 절반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개발자들이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게임으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도 당시 새로운 장르였다고 덧붙였다.
“B2B(기업간 거래)관을 돌아보면서 VR 게임이 진짜 눈앞에 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VR기술 개발차원에서 R&D(연구개발)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과 별도로 일상에서 이용자들이 VR을 쉽게 접하게 하기 위해서 사업적으로 풀어내야 할 영역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PC방이 활성화돼 있어 VR 확산기지로 삼는 방법이 있겠죠.” 그는 이어 지스타에 대해 “이제 웹툰이 게임 안으로 들어오고 게임이 웹툰으로 나가는 등 문화콘텐츠의 경계 자체가 허물어지고 있는데 지스타는 PC와 모바일 게임으로만 나눠져 있다”며 “게임을 매개체로 각종 문화를 수용하는 축제를 열면 훨씬 볼 거리, 체험 거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