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비주류가 뭉친 개혁보수신당(가칭)이 27일 분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지난 1996년 이후 무려 20년 만에 보수세력이 갈라서면서 정치지형은 원내교섭단체 기준 4당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보수신당의 창당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병국·주호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보수신당이 오늘 새로운 길을 향해 출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창당 선언문을 통해 “새누리당 내 친박 패권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국민의 절박한 외침과 진실은 외면한 채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의해 저질러진 사상 최악의 ‘헌법 유린’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을 비호하며 국민 앞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고 맹비난했다.
여권 비주류에서는 이날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을 비롯한 총 29명이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들은 앞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과 손을 잡고 총 30명의 현역으로 구성된 원내교섭단체로 등록을 마쳤다. 20대 국회가 4당 체제로 재편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제1당으로 올라섰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추가로 탈당하고 신당에 합류하는 분들이 계속 나타나리라고 예상한다”며 3당 등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보수신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각각 주호영 의원과 이종구 의원을 합의 추대했다. 주 의원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국회 정보위원장 등을 역임한 4선 의원으로 여권의 대표적인 무(無)계파 인사로 분류된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이 의원은 여권의 경제 전문가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원내수석부대표에는 정양석 의원이 추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