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연안 90%서 석유시추 허용…유가 전망은 엇갈려

오바마땐 6%…에너지 정책 격변

"하락" vs "기업 공격투자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연안 대부분 지역에서 석유·가스 시추를 허용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연안의 석유탐사를 엄격히 금지해온 역대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뒤집는 것으로 국제유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내무부가 4일(현지시간) 연방 수역의 90%에서 원유·천연가스 시추를 허용하는 내용의 에너지 개발확대 정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총 26개로 구분한 예정구역 중 알래스카 연안의 한 곳을 제외한 전역을 민간기업에 임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정책 계획은 각계의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2019년 확정된 뒤 2024년까지 5년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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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안에는 상당량의 원유·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환경에 대한 우려로 지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이래 엄격한 규제를 받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시추가 허용된 연안 지역은 전체의 6%에 불과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대로 2019년부터 연안 시추가 재개된다면 서부 해안 임대가 중단된 1984년 이후 35년 만에 미국의 에너지 정책이 전환되는 셈이다.

미국 석유기업들은 오랜 숙원사업이 해결됐다며 환호했다. 토머스 파일 미국에너지연맹 회장은 “모든 연안 지역에서의 시추 허용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연안은 납세자들이 소유한 우리 영토”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에너지 관련 정보회사 글로벌플라츠의 마틴 프라엔켈 회장은 “2020년이 되면 미국은 세계 10대 원유 수출국 중 한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국제유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미국의 연안 시추 확대가 국제유가 하락을 추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는 미 석유기업들이 본토보다 비용이 높은 연안 시추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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