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새 금투협회장에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IT 기업인 출신 '4차산업통'…"디지털 금융 혁신위 만들것"

업계·연구기관 등 전문가 위주

혁신위 꾸려 로드맵 구체화하고

AI 투자·빅데이터 활성화 등

금융당국 지원 이끌어내겠다

25일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호재기자25일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골드만삭스가 정보기술(IT) 회사라고 주장하는 배경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5일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권용원(57·사진) 키움증권 사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 금융투자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41개 회원사 대표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68.1%를 득표한 권 사장이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권 당선자는 다음달 4일부터 3년간 자본시장을 이끌게 된다. ‘강한 금융투자협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권 당선자는 “타 금융권과의 경쟁을 방어하고 금융당국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강한 통합의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선 소감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금융투자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대형사는 글로벌 강자로, 중소형사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협회장 당선자는 개표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4차 산업혁명에 특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알고 있다”며 금융투자업이 직면한 4차 산업혁명 과제를 풀어낼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은 투자 단위가 크다”며 “회사 차원에서 투자하기에는 벅찬 부문이 있어 어젠다를 만들어 금융당국과 협상하고 중요성을 부각시켜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당선자는 빅데이터 정보보호법 등을 예로 들었다. 국내에서는 의견 자체가 없는 부분인 만큼 협회가 주도해 대안을 마련하고 선제적으로 금융당국에 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권 당선자는 “협회 내에 4차산업혁명·디지털금융혁신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와 함께 자본시장연구원에도 연구용역을 추진해 로드맵을 구체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특수통’이라는 별명은 권 당선자가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대학원까지 진학해 기술고시를 선택하면서 시작됐다. 통상산업부(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권 대표는 지난 1988년 산업기술정책과 과장으로 IT 산업 전반에 대해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해 일본이 독차지했던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등이 세계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권 당선자는 “당시 반도체 산업은 일본의 6대 기업이 독식하고 있었고 반도체 산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지만 동료들과 국내 기업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해주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벤처붐이 한창일 때 권 당선자는 IT기업인 다우기술에 합류하며 공직생활을 정리했다. 2007년 창업투자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를 이끌었고 2년 후 키움증권의 사장에 취임했다. 권 당선자는 ‘공학도’라는 장기를 발휘해 키움증권 사장 취임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증권거래 시장을 주도해갔다. 2005년 이후 12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업계 1위를 기록했고 2016년 마의 벽이라고 지칭됐던 일 점유율 20%를 넘어서기도 했다. 권 당선자는 “지점 중심의 증권업을 온라인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하도록 투자를 했다”며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 역시 금융투자업계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금융투자협회 새 수장인 권 당선자에게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한 자본시장의 규제 완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권 당선자는 “촘촘한 규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정부의 정책 기조인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모험자본의 활성화에 가장 적합한 금융투자업은 정부 시책에 호응하고 국민 신뢰를 얻어가며 규제 해소를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증권·운용사 중에서도 대형사들은 글로벌 강자가 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중소형사는 차별화를 통해 대형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선거는 투표 직전까지도 3명의 후보 가운데 1차에서 과반수를 확보하기 힘들어 결선까지 갈 것이라고 봤지만 241개 협회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은 1차 투표에서 권 사장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권 당선자가 비교적 손쉽게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전자공학도 출신의 공무원에서 IT기업을 거쳐 증권회사 CEO를 거친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송종호·서지혜 기자 joist1894@sedaily.com

권용원 당선자 약력

△1961년 서울 △1984년 서울대 공과대 전자과 졸업 △1986년 서울대 공과대학원 석사 △1986년 통상산업부 과장(기술고시 21회) △1996년 매사추세츠공대(MIT) TPP(Technology and Policy Program) 석사 △2000년 ㈜다우기술 부사장 △2004년 ㈜인큐브테크 대표이사 △2007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2009년~ 키움증권 대표이


송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