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 업체 월마트가 일본 온라인 유통 업체 라쿠텐과 손잡고 ‘공동의 적’인 아마존에 대항한다. 월마트는 라쿠텐의 전자책 제품을 미국에서 판매하고 라쿠텐은 월마트와 함께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개설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쿠텐이 26일 월마트와의 전략적 제휴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월마트는 올해 말부터 라쿠텐의 전자책 기기 및 총 600만 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자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월마트가 전자책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라쿠텐은 월마트 자회사인 일본 유통회사 세이유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오는 7~9월 일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라쿠텐 세이유 넷 슈퍼’를 발족한다. 라쿠텐은 세이유의 지점을 활용해 농산물·가공식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원활한 운송을 위해 도쿄에 물류센터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한 월마트의 공조가 미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자책 유통은 아마존의 전문 사업 분야 중 하나로 정보기술(IT) 기업 애플의 공세에도 지난해 미국 전자책 시장 점유율 83%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다. 미 경제전문 매체 포춘은 “월마트가 아마존의 영역에 진출해 더 직접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라쿠텐도 월마트와의 제휴로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아마존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아마존의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20.2%로 라쿠텐(20.1%)을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라쿠텐은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미국 기업인 아마존에 뺏긴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라쿠텐은 올 하반기 오픈하는 인터넷 슈퍼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식사제품 ‘밀키트’를 판매해 지난해 아마존이 일본에서 개시한 인터넷 식품배달 서비스 ‘아마존프레시’와 정면 대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