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밀양화재 환자 ‘면회 사절’에 발길 돌린 李총리의 배려

“모양내는 데 무리하지 말자”

보여주기식 방문보다 실질 배려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긴급 대응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 긴급 대응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26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피해자를 찾았다가 ‘면회사절’ 표시를 보고 “환자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보여주기식 현장 방문보다는 피해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배려가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밀양 화재 부상자들이 수용된 병원을 방문해 부상자와 그 가족을 위로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이모(84) 할머니를 만난 이 총리는 “얼마나 놀라셨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한다”고 위로했다. 옆 병상의 손모 할머니를 향해서도 “어서 회복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면회사절’ 표시가 걸린 병실 앞에서는 “무리하지 말자”며 “모양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의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 총리는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4~5차례나 반복했다.

의료진을 향해서는 “의료장비나 시설 중 부족한 것이 없느냐”며 “피해자 트라우마 치료계획을 세워 정신적 충격도 잘 치료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사망자 빈소를 방문하지 않았다. “사망한 분의 경우 가족이 미처 오지 못했거나 경황이 없을 것”이라면서 “사망의 경우 검사의 법적 절차도 있어 오늘 뵙지는 못한다”는 게 총리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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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는 “병원 다니는 것도 의사선생님께 잘 부탁한다고 온 건데 그것마저 번거롭게 하는 것 같다”며 병원을 나섰다. ‘보여주기식 방문’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이다.

이 총리는 이날 앞서 밀양시청 상황실을 찾아서는 “(제천 화재 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말을 하기에 면목이 없다”며 “이른 시간부터 충격적인 일을 접한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우왕좌왕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설명을 하면 안 된다. 항상 준비된 말을 일관되게 하기 바란다”며 “행정안전부 장관과 여러 기관이 관심을 가지고 (사고 수습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진상 규명과 함께 철저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34분부터 밀양시청 상황실에서 화상통화로 소방청과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열고 사고 현황과 수습 진행 상황, 사후대책 등을 보고받았다. 화상회의에는 김부겸 행안부 장관과 이철성 경찰청장, 박일호 밀양시장 등이 배석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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