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임원이 자녀 직접 면접'…시중은행 채용비리 22건 적발

금감원, 11개 은행 점검결과

거래처 자녀 별도관리 정황도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 국내 은행을 대상으로 한 점검 결과 22건의 채용 비리 정황이 포착됐다. 검사 대상 은행은 국민·KEB하나·신한·농협 등 총 11개 국내 은행이다. 검찰 수사 중인 우리은행과 공공기관 채용 점검 대상인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및 외국계(씨티·SC제일은행)는 이번 검사에서 제외됐다.


금감원은 26일 은행권 채용 비리 검사 잠정 결과 총 22건의 채용 비리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 11월 은행들 자체 점검을 거쳐 12월부터 지난 24일까지 두 달여 동안 검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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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 비리가 확인된 것은 9건이다. 우선 A은행은 최고경영진의 친인척 지원자가 서류 및 실무면접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았는데도 임직원 면접 시 최고 등급을 부여해 최종 합격시켰다. 전·현직 임직원이나 사외이사, 거래처 자녀 및 지인 명단을 별도로 관리해 면접 점수를 더 주거나 우대요건을 신설해 특혜 채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면접을 불공정하게 치른 정황도 6건 발견됐다. B은행은 인사 담당 인원이 본인 자녀의 임원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자녀를 고득점 합격시켰다. 특정 대학 출신에게 면접 점수를 유리하게 준 사례도 포착됐다. C은행에서는 이른바 명문대학 출신 지원자에게 우수한 점수를 줘 수도권 등 비명문대 출신 지원자를 불합격시킨 사례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사법 당국의 수사 결과에 따라 제2의 우리은행 사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져 현직이던 이광구 행장이 책임지고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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