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혈당검사 아닌 생체임피던스 기술로 당뇨 진단한다

한의학연, 비침습적 방법으로 당뇨병 진단 가능성 제시

생체전기 임피던스 기술을 이용해 혈당 수치 변화와는 독립적인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생체전기 임피던스(Bioelectrical Impedence)는 신체에 미세한 교류 전류를 통과시켜 전기저항의 확장형인 전기 임피던스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체성분 분석기의 주요기술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한의기반연구부 김재욱 부장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수행해 생체임피던스 신호 중 하나인 위상각(Phase Angle·PA) 데이터가 혈당수치와는 독립적으로 당뇨병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확인해 당뇨병 진단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쉽고 빠르며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이며 이에 대한 결과가 ‘네이처(Nature)’지의 온라인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월 게재됐다.

현재 많이 쓰이는 당뇨 진단법은 경구당부하검사(Oral Glucose Tolerance Test)로 일정량의 포도당을 복용하고 2∼3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4∼5번 혈액을 채취한 후 혈당 수치를 측정해 당대사 정상 여부를 판단한다.


연구팀은 환자의 통증을 수반하는 침습적 방법인 혈액 채취 대신에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간단하게 당뇨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생체임피던스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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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생체임피던스를 이용해 당뇨병 환자와 정상인을 구별해 내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처럼 생체임피던스 값이 혈당 수치 변화와는 무관하게 음식이나 당부하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당뇨병 진단 가능 지표임을 규명한 것은 최초다.

연구팀은 대전대 둔산한방병원과의 협력연구로 나이, 성별, 체질량 지수(BMI)를 고려해 90명의 피험자(당뇨병 환자 45명의 환자군, 정상인 45명의 대조군)를 모집했다. 피험자를 대상으로 음식 먹기 전 혈당과 생체임피던스를 측정하고 식후 30분 간격으로 2시간 동안 혈당과 생체임피던스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혈당은 환자군과 대조군에서 모두 식후 급격하게 증가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으며 그 크기와 변화 폭이 당뇨 환자에서 더 두드러졌다. 반면 위상각 데이터는 당뇨병 환자군과 대조군 모두 식전·후 값들이 거의 변하지 않았고 환자군에서 위상각 데이터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더 작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인체를 다섯 부위(오른팔(RA), 왼팔(LA), 오른다리(RL), 왼다리(LL), 몸통(TR))로 구분해 분절 위상각을 측정한 결과 250 kHz(킬로헤르츠)에서 남자 왼팔 분절 위상각 평균(환자군 5.52°± 0.59°, 대조군 6.27°± 1.52°)과 여자 오른다리 분절 위상각 평균(환자군 3.28°± 0.58°, 대조군 4.00°± 0.62°)이 가장 두드러진 통계적 차이를 보였다.

한의학연 김재욱 부장은 “이번 성과는 생체임피던스에 기반한 비침습적 방법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생체 임피던스 기술은 한의학의 생활 밀착형 진단·모니터링 기술로서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결과의 의의를 밝혔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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